올빼미 응원

2016-08-08     김용언

[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도 무거운 것은?” 누군가가 뜬금없이 구약시대 삼손같은 수수께기를 냈다. “그런 게 어디 있어? 그걸 문제라고 내는거야?” 누군가가 이기죽거렸지만 수수께끼엔 답이 있게 마련이다. “눈꺼풀.” 눈꺼풀이 슬슬 내려앉기 시작하면 삼손일지라도 들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지구 반대쪽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TV중계로 진행상황을 알 수밖에 없는 대다수 시청자들도 출전선수 못지않게 난적과 맞서야 한다. 단잠에 빠져 있어야할 시간대에  꿀잠을 잃어버렸으니 이겨내면 메달감이다. 우리나라와는 시간대가 반대인 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니 우리로서는 밤낮을 바꿔 살아야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올빼미 응원’이란 말도 생겨났다.
피타고라스가 ‘단편’에  이런 글을 남겼다. “세계는 올림픽경기와 흡사하다. 어떤 사람은 점포를 내어 돈을 벌고, 어떤 사람은 목숨을 걸고 경기를 하고 ,또 어떤 사람은 구경하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는 우리에게 100% 들어맞지는 않는 것 같다. 당장 먹을거리 장사들은 “올림픽 특수가 사라졌다”고 시큰둥한 표정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시간대다.
그렇다고 열성 팬이 없을까. 당장 한국도로공사가 “졸리면 반드시 쉬어가라”고 독려하고 나섰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기간에도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가 82%를 기록했다고 한다. 평소보다  22%나 폭증했다는 분석이다. 주의하지 않으면 이번에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최근 3년간 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는 660건, 사망자는 연평균 120명이었다. 경찰청 분석이다. 지난해 부상자는 5500명이 넘었다. 사고는 순간에 일어난다. 시속 100㎞에서 1초만 졸아도 차량은 30m를 달린다고 한다. 올빼미응원도 해야 겠지만 졸음운전을 하면 안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