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둑-큰 도둑

2007-06-20     경북도민일보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영국의 어느 조그만 마을 경찰서장은 수의사이기도 했다. 어느날밤 다급하게 그를 찾는 전화를 부인이 받았다.“수의사를 찾으시나요, 아니면 경찰서장을?” 부인의 물음에 상대방은 “둘 다”라고 대답했다. 불독을 한 마리 샀는데 도둑이 그 입 속에 들어 있어서 개의 입을 열 수가 없다고 하더라나.
 우리 속담에도 도둑에 관한 것은 많다. 문학 작품에도 이 `도둑 속담’은 곧잘 인용된다. 염상섭의 `삼대’에도 그런 대목이 나온다.“도둑이 도둑이야 소리만 질렀으면 좋으련마는 그래 놓고 뒤로 돌아가서 또 도둑질을 하려니까 걱정이지.” 그는 이 작품에서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속담도 인용했다.
 요즘 살기가 힘들어서인지, 아니면 근성 탓인지 갖가지 도둑들이 들끓고 있다. 날씨가 무더워지자 낚싯대를 열린 창문으로 집어넣어 옷가지나 가방을 낚아내온 도둑이 대구에서 덜미를 잡혔다. 수십 년 전 성행하던 낚싯대털이 수법이 아직까지도 전승돼왔다니 그 끈질긴 생명력이 놀라울 지경이다. 성주에서는 고물행상인을 6명이나 고용해 농기계를 훔치게 한 고물상 업주도 걸려들었다.
 그런가 하면 국가청렴위는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경북이 비위 면직자가 많기로 4번 째라고 밝혔다.뇌물수수와 공금횡령이 그 수법이었으니 낚싯대 창문털이 보다야 `큰 도둑’일건 뻔한 일이다. #1. 포항시청 소속 7급 2명은 각각 3억3천만원,1억4백만원을 횡령.#2. 경북도청의  한 4급 공무원은 6천만원, 한 경북도의원은 5천만원 뇌물수수. 사례로 간추린 것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옥반가효 만성고(玉盤佳肴萬姓膏)”춘향전의 한 대목이다.“옥소반의 맛좋은 안주는 일만 백성의 기름이라.”`클린 경북’ `클린 포항’`클린…’ 환청이었나. 
 김용언/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