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에 서서

2016-08-24     경북도민일보

-이철우

하루에도 일생이 있다
저 산마루에 지는 석양을
다시 볼 수는 없다
내일은 내일의 석양을 볼 것이다
붉게 물든 하늘 언저리는 
영별하는 하루의 젖은 눈시울이다
아침마다 풀잎에 맺히는 이슬은
떠나간 어제들이 흘린 눈물이다
어둠이 오면
영원의 한 조각이 또 허물어져서
하루살이에겐 하루가 일생이 되고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일생은
하루하루가 중첩된 것이다
흐르는 시간은 일생을 엮고
사람은 그 시간 속에서 인생을 만든다
노을의 흥건한 눈시울을 마주하면
허투루 보낼 생은 한 터럭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