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순우리말 땅이름은 왜 사라졌을까?

이기봉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사, 이규원 ‘울릉도외도’ ·김정호 지도책 등
여러 문헌 낱낱이 확인 순우리말 땅이름과 한자표기 다양한 관계 설명

2016-09-29     이경관기자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학예사가 들려주는 순우리말 땅이름과 한자 표기의 다양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
 이기봉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사는 최근 ‘슬픈 우리 땅이름-배개에서 독섬까지’를 출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책은 ‘호구총수(1789)’, 이규원의 ‘울릉도외도’, 김정호의 지도책들, ‘한국지명총람’ 등의 여러 문헌 기록들을 낱낱이 확인하며 순우리말 땅이름과 한자 표기의 다양한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지난 100여 년 동안 우리의 한자읽기 습관 때문에 순우리말 땅이름 중 상당수가 사라져 간 사실들을 용례를 들어가며 보여준다.
 저자는 우리의 오랜 역사와 삶을 담고 있는 순우리말 땅이름 거의 100%가 지난 100년 사이에 사라졌다고 말한다.
 이렇게 많은 땅이름이 빠르게 사라진 것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초유(初有)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
 특히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민감한 영토문제의 현장인 ‘독섬(독도)’이 속한 울릉군에서조차 순우리말 땅이름의 소리가 아닌 표기된 한자의 소리를 한글로 쓴 사례가 너무 많아 문제로 지적된다.
 이 책은 △100년 사이에 모두 사라진 행정마을의 이름 △고향의 잃어버린 땅이름을 찾아서 △땅길을 오가던 길손의 푯말이 되었던 땅이름 △물길 위에 새겨진 뱃사공들의 땅이름 △성저십리 서울의 순우리말 땅이름 △도성 안 서울의 땅이름 나들이 △그리운 이름 ‘독섬’의 부활을 기대하며 등 총 7부로 나눠져 구성됐다.
 1부에서는 모든 행정마을의 이름이 바뀐 이유와 한자 표기법 등 순우리말 땅 이름이 사라진 이유와 일제치하와 한자 읽기법이 가져온 폐해 등을 이야기하며 2부부터 7부까지는 구체적인 지명과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저자는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사라진 땅이름을 살려내는 방안도 제시한다.
 또한 현장을 답사하며 푯말과 표지판들을 확인하고 사진으로 찍어 실었으며 역사 이야기를 곁들여 흥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