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은 아직도 웃음이 나오는가?

2016-10-09     한동윤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그 이름 석자 정말 내 손으로 쓰고 싶지 않다. ‘김제동’이다. 그가 요즘 떴다. ‘입’ 때문이다. 자신이 진행한 JTBC 방송프로그램(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에서 과거 단기사병(방위병) 근무시절 군 행사에서 4성 장군 배우자를 ‘아주머니’라고 불렀다고 13일 동안 영창에 수감됐다고 주장했다가 ‘군인을 모독했다’는 비난에 휩싸인 것이다. 김제동이라는 이름을 거명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써야하는 이유다.
김제동은 지난해 7월 방송에서 “그때 한 여성을 가리키며 ‘아주머니 여기로’라고 불렀는데 알고보니 그 분이 군 사령관 사모님이었다”며 “진상 파악하라는 명령에 13일간 영창을 갔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창) 출소 전 자신의 죄를 3회 복창하고 나가는데, 자신이 ‘다시는 아줌마라고 부르지 않겠습니다’라고 외치자, 헌병들이 웃었다”고도 했다.
그의 주장대로 4성 장군 부인을 ‘아주머니’라고 불렀다고 방위병을 영창에 13일이나 가뒀다면 그건 군대가 아니라 조폭이나 다름 없다. 장성 부인도 아주머니이긴 마찬가지다. 4성 장성 부인이 치마폭에 별을 달고 다닐리 만무한 이상 ‘아주머니’라고 불렸다고 그 남편 군인들이 사병을 영창에 처넣는다는 것은 정신이상자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김제동의 ‘영창’ 발언은 그로부터 1년 3개월이 지난 지난 5일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이 당시 김제동의 방송 영상을 보여주며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김제동 영창 13일’이 사실이냐고 질문함으로써 일종의 ‘사건’(事件)으로 부각됐다. 한 장관이 ‘김제동 영창 13일’은 사실이 아니라고 답변했고, 그 순간 “김제동이 기어코 대형사고 친게 아니냐”는 여론이 비등한 것이다.
더구나 김제동은 ‘영창 13일’이 문제되자 다음날 “웃자고 하는 얘기에 죽자고 달려들기 시작하면 답이 없다” “국감에 나가 얘기하면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군 당국과 여당을 협박하는 투의 말을 늘어 놓았다. 일과시간이 끝난 뒤 사병을 오락프로에 징발하는 관행 등을 까발리겠다는 투다.
“웃자고 한 얘기”가 대한민국 군의 명예와 자존심을 짓밟았다면 그건 ‘웃자고 한 얘기’가 아니다. 작심하고 군을 모독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면 ‘영창 13일’은 입에 올릴 수 없는 얘기다. “웃자고 하는 얘기에 죽자고 달려들기 시작하면 답이 없다”는 말로 덮어질 일도 아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김제동과 50사단 문화선전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군 동료는 “김제동이 4성 장군 행사에 간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TV조선은 4성 장군은 2군 사령관을 의미하는데 김제동이 2군 사령관 행사에 참석한 사실도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가 “김제동씨를 영창이나 군기교육대에 보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씨를 개그맨으로 보는 사람은 드물다. 그가 워낙 정치·사회활동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1인 시위에 나섰고, 그 전에는 제주도 해군기지 반대 행사장에 고개를 디밀었다. 세월호 유족 농성현장에 나타나 ‘셀카’ 찍어 퍼나르더니, 얼마 전에는 ‘사드’ 배치 예정지인 경북 성주 주민 농성장에 나타나 목에 핏대를 세웠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방장관, 사드가 외부세력”이라는 것이다. 온갖 분쟁 현장에 그가 끼어들지 않는 곳은 거의 없을 정도다. ‘영창 13일’은 기어코 참지 못하는 그의 입에서 나온 ‘대형참사’에 해당된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6일 국회국방위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김제동씨가 (영창)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영창제도에 문제제기할 때가 됐다”며 “왜 군에 영창제도가 존재하나”라고 따진 것이다. 한 장관이 “김제동씨는 (영창에) 가지 않았다”고 반박했으나 박 위원장은 “그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영창을) 다시 생각해볼 때가 됐다”고 거듭 주장했다. 군을 ‘능멸’한 ‘영창’ 발언을 사실로 전제하고 “영창을 없애라”고 주장한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7월 김제동의 ‘영창’ 방송을 본 예비군들의 신고로 사실 여부를 자체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김 씨가 영창커녕 군기교육에도 회부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백승주 의원이 국방위에서 문제를 제기하기까지 조치한 게 아무 것도 없다. 김 씨는 물론 김 씨를 출연시킨 JTBC에도 마찬가지다. 김제동씨의 ‘영창 13일’주장을 반드시 밝혀내 그에 상응하게 조치해야 한다. 그를 출연시킨 방송사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