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야-9월의 밤

2016-10-25     경북도민일보

-이철우

부푸는 풍선같이
푸른 하늘 아득히 높아져서
휘넓은 들녘에 달빛 가득하다
잡초향 한 아름
흩뿌리고 지나가는 바람결에
사락사락 한들한들 풀잎들이 춤춘다

목젖까지 애수가 차오르는 밤
이슬 받아먹은 하얀 구절초 꽃망울 움틀 때
풀벌레들 세레나데 잦아들고
고요한 천지에 새 한 무리 날아올라
금빛 창공 휘저으며 아련히 떠나가면
언덕에 무리진 억새머릿결
하얗게 하얗게 물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