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잠자리

2016-11-07     경북도민일보

-이철우

네가 오더니
노을이 짙어지고
억새 하얗게 피는구나

투명한 날개 바삐 저으며
새빨간 엉덩이 살래살래 흔들며
높아가는 하늘 저편에서
가을을 불러왔구나

네가 날아오른 자리에
들판에 벼이삭이 곱게 익어가고
산천에 잎새들 붉고 노랗게
물들어 가는구나.

빨간 꽁무니 따라
들판을 메뚜기같이 뛰놀던 시절
너는 나풀나풀 거리며
잊혀져간 추억마저 무등 태워 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