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찌개라면 나트륨

2016-11-15     김용언

[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말끝잇기 놀이에서 상대방을 골탕먹이는 방법은 ‘ㄹ’이다. 한자나 알파벳이 아니면‘ㄹ’로 시작하는 말을  얼른 꼽아내기도 쉽지 않다. 라디오,릴레이, 라듐, 린스, 링크…. 우리의 성씨 가운데 ‘류’씨와 ‘라’씨가 쓰이기 시작한 것도 오랜 노력 끝에 이뤄낸 작품이다. 북한 땅에서 넘어온 동포들은 ‘ㄹ’발음을 쉽게한다. 교육과 관습의 차이가 빚어낸 현상일 게다.
‘라면’을 ‘나면’이라고 쓰지도 않거니와 그렇게 읽는 사람도 없다. ‘라멘’이라고 쓰고 읽는 일본에서 건너온 외래어인 때문일까? 어쨌건 국민 한 사람이 1년 동안 평균 70개를 먹는다고 한다. 그것밖에 안 될까싶기도 하지만 ‘국민간식’이라고 해도 될 것 같기도 하다. 출출할 때, 밥 생각이 없을 때 습관처럼 찾는 것이 라면이다. 지갑이 가벼운 사람 또한 라면을 먼저 찾는다. 젓가락질에 익숙치 않은 외국인들이 포크에 라면을 돌돌 말아서 맛있게 먹는 모습도 이제는 낯설지 않게 됐다.
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그 종류도 많다. 출시된 게 모두 몇개인지 알아보려고 한 일도 없지만 시쳇말로 ‘무지’ 많다. 싱겁게 먹으라는 의사의 경고에 찔끔한 처지여서 라면을 멀리한지 오래다. 그 사이에 부대찌개라면이란 게 나와서 인기몰이를 한다나 보다. 상품의 종류가 많아지면 소비자가 선택할 폭이 넓어지니 좋은 일이다. 라면업계의 경쟁 또한 뜨거울 건 뻔한 이치이고 보면 마다할 일도 아니다.
문제는 부대찌개라면이란 게 너무 짜다는 데 있는 모양이다. (사)소비자시민모임의  조사 결과가 보도됐다. 여러 종류를 조사해보니 1봉지의 평균 나트륨 함량이 1926㎎이라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섭취 권장량이 2000㎎이다. 그러니 권장량의 96.3%를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섭취한다는 얘기가 된다. 권장량을 훌쩍 넘는 품목도 있다고 한다. 생산업체들은 돈벌이에 앞서 국민건강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