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나 퇴진 헌법 정신 맞지 않다’

靑, “국민의 뜻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헌법에 보장된 5년 임기 단축 ‘불가’”

2016-11-15     손경호기자

[경북도민일보 = 손경호기자]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대표간 회담이 무산된 후 정국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른바 ‘질서있는 퇴진론’에대해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장 대통령이 하야(下野)하는 것은 정국 혼란을 키우고 현실성도 없다는 이유에서 정치권에서 분출되고 있는 ‘질서있는 퇴진론’은 박 대통령이 퇴진 선언을 한 뒤 국회가 합의한 총리를 임명하고 이 총리가 향후 정치 일정을 확정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박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해 대선을 조기에 진행하자는 것으로 청와대는 이를 위해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5년 임기를 단축하는 것에 대해 사실상 ‘불가’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국민의 뜻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모든 해결 방안은 법적 테두리 내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질서있는 퇴진’이라고 하지만 헌법에 관련해 어떻게 할 수 있다고 규칙이 있는 게 아니다”면서 “하야나 퇴진은 헌법 정신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이런 반응에는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검찰 및 특검의 수사를 수용했으며 “잘못이 드러나면 모든 책임을 질 각오가 돼 있다”(11월 4일)고 한만큼 일단 검찰 수사를 봐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돼 있다.
 박 대통령과 직접 관련된 위법 행위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퇴진 요구 등은 맞지 않다는 판단인 셈이다.
 나아가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는 것 자체가 대통령의 임기를 보장한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청와대는 보고 있다.
 박 대통령 역시 대통령 거취문제를 가볍게 다뤄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6월 항쟁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지난 12일 촛불 집회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면서 ‘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