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거주춤 포항시

2016-11-27     김용언

[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알쏭달쏭’은 ‘생각이 자꾸 섞바뀌어 분간이 잘 되지 아니하고 불확실함’을 이른다고 국어사전은 풀이한다 . 김동리의 ‘이곳에 던져지다’에서  그 용례를 옮긴다. “국전에 아부하기 위해서 좀더 솔직하고 대담하게 자기의 본래의 화풍을 보여 주지 못하고 알쏭달쏭한 태도를 취했다, 이 말입니다. 그것이 이중인격자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아리송하다’거나 ‘긴가민가하다’같은 말도 같은 뜻이다. ‘긴가민가’는 ‘기연(其然)가 미연(未然)가’의 준말이다. ‘그런지 그러하지 않은지 분명하지 않은 모양’이라는 뜻풀이다. 여기에서 ‘기연가 미연가하다’라든가 ‘기연미연하다’라는 말이 생겨난 모양이다. 품사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 뜻은 마찬가지다.
이렇듯 불확실과 불분명의 경계에서 오락가락하는 것처럼 사람 속 터지게 하는 것도 드물 지 싶다. 지난 24일자 경북도민일보에 실린 기사를 보고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그 기사의 큰 제목이 ‘롯데마트 허가 안하나 못하나’다. 지난해 3월 특급호텔과 대형마트를 번듯하게 지어놓고도 아직까지 입점허가가 나지 않아 찬바람만 나고 있다. 사업착수 4년째, 건물 준공 후 2년째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두 세력이 ‘강대강’으로 맞부딪치고 있는 때문이다. 신축허가를 내준 포항시는 정작 입점허가를 안 내주고 있어 사업주는 시쳇말로 “뚜껑이 열릴 지경”인 모양이다.
롯데마트 입점 허가와 관련, 포항시가 떡을 손에 쥐고도 입에 넣지 못하는 것은 죽도시장 측의 눈치를 보는 탓임이 감지된다. 죽도시장 상가번영회, 죽도시장번영회, 중앙상가번영회와 협약이 되지 않았다는 게 포항시의 주장이라고 한다.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 보면 그야말로 알쏭달쏭이고 긴가민가다. 포항시가 엉거주춤한 것은 ‘보신철학’ 때문일 게다. 시일 끈다고 해결될 일도 아닌 것 같다. ‘짐 싣고 타나 지고 타나’ 당나귀에겐 매한가지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