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서 체포된 정유라, 조속히 송환해야

2017-01-02     연합뉴스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덴마크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제보를 받아 1일(현지 시간) 덴마크 북부 올보르시의 한 주택에서 정 씨 등 4명을 불법체류 혐의로 붙잡았다고 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런 사실을 통보받고 신속한 국내 송환을 위해 관계 당국과 공조에 나섰다. 정 씨의 체포로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 등에 대한 특검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정 씨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서 촛불 민심이 불붙게 한 장본인 중 한 명이다.
그는 이화여대에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했고 그 후에도 특혜가 계속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거센 비난을 받았다.
교육부 감사에서 그런 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시험을 보지 않거나 과제물을 내지 않았는데도 교수들이 알아서 학점을 줬다.
류철균(필명 이인화) 교수는 조교에게 정 씨의 시험답안을 대신 작성하도록 한 혐의가 특검 수사에서 드러났다.
정 씨는 2014년 페이스북에 “능력이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는 글을 남겨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렇게 정 씨는 우리 사회의 특혜, 반칙, 불공정 경쟁의 대명사가 돼 있다.
특검팀이 정 씨의 체포를 계기로 최순실 씨의 입을 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최 씨는 검찰 수사에서 줄곧 국정농단 의혹의 실체와 관련해 입을 닫고 있다. 최 씨의 태도 변화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는 결국 딸 정 씨뿐이라는 관측이 그간 검찰 주변에서 나왔다.
문제는 정 씨의 조속한 국내 송환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정 씨의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기소중지·지명수배하고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 수배령을 요청했다. 정 씨처럼 외국에서 붙잡히면 통상 한국 정부가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해 국내 송환 절차를 밟는다.
그런데 정 씨가 국내 송환에 순순히 응할지가 미지수다. 정 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는 아직 내려지지 않았고 덴마크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되면 72시간까지 구금이 가능하다고 한다.
우선 법무부는 범죄인 인도 요청에 앞서 정 씨의 구금 상태가 유지되도록 긴급인도구속을 덴마크 측에 요청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 씨가 현지에서 범죄인 인도 관련 재판 등 불복 절차를 밟아 맞선다면 송환이 지연될 수 있다. 정 씨는 유럽에 있는 동안 이미 변호사도 선임했다.
2014년 5월 프랑스에서 체포된 세월호 실소유주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딸 유섬나 씨는 현지에서 2년 넘게 국내 송환 거부 소송을 벌이고 있다.
정 씨도 특검 수사 기간 내에 국내에 못 들어올 수 있다. 지난달 21일 공식 출범한 특검의 수사 기간은 1차로 70일, 1회 연장되면 최대 100일이다.
특검도 2일 정 씨의 조기 국내 송환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관련 법률과 현지 사정 등을 볼 때 상황이 유동적이라는 것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정 씨가 자진 귀국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조만간 적색수배가 되고 여권도 무효가 된다고 했다.
관련 당국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정 씨를 하루빨리 특검 앞에 세워야 할 것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