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피

2017-01-05     경북도민일보

-이상규

내 몸에 흐르던 붉은 피가
파래졌다
늘 껴안고 다니던
몸이 느슨하게 되자
살 속 깊은 곳을
파란 피가
몰려다닌다

새로 길목을 낸 핏줄은
숨 가쁘게 굴러다닌
서늘한 세월의 흔적

다시는 되돌아가지 못할
기쁨과 슬픔을 매달아놓은
지난 젊음이 짓뭉개어진
그 파란 피로 바뀐

붉은 인연들
붉은 사람들

파란 피가 몰려다니는
숨 가쁜 몸은
지나온
뜨거운 세월의 흔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