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시장

2017-01-11     정재모

[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동해안 최대의 전통시장인 포항 죽도시장은 점포수가 2500여개에 이른다. 시장 면적만도 자그마치 14만8760m2, 곧 4만5000평이다. 지역의 특산물인 과메기가 사철 풍부하게 넘쳐나고 포항물회 구룡포대게 고래고기 같은 먹을거리가 지천인 곳, 그야말로 시장 중의 시장이다. 주변엔 1000여개의 점포를 가진 중앙상가가 위치하고 있다. 포항에 발을 한 번도 디뎌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웬만하면 이름은 들어서들 알고 있을 정도다. 한마디로 관광거리가 충분한 죽도시장이다.
죽도시장은 엄밀히 세 개의 시장이다. 470여개 점포를 가진 죽도시장, 죽도어시장, 죽도농산물시장이다. 이 셋이 합쳐져 죽도시장을 이루는 거다. 이 중 죽도어시장은 동해안에서 최대 규모를 갖춘 어시장이다. 포항 앞바다를 낀 이 시장은 횟집만 250여 곳에 이른다고 한다. 그만큼 활성화돼 있는 거다. 특히 이곳에선 다른 곳에서 먹기 힘든 고래고기나 물회를 언제나 즐길 수 있다. 최근엔 인근에 포항운하가 만들어져 경관마저 꽤 낭만적이다.
50년대에 형성돼 규모가 차츰 커진 죽도시장은 70년대 초 포항제철(현 포스코)이 들어서면서 번성하기 시작했다. 포항경제는 형산강하구를 사이에 두고 포스코와 죽도시장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전통시장의 쇠퇴 추세를 이 시장도 비켜가지 못하고 잠시 침체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2005년 아케이드 시설 등 시설 현대화로 대응했다. 2007년에는 죽도시장이 시장 활성화 지구로 등록되면서 다시 치열한 삶의 현장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몇 년 전부터는 원거리 대중교통의 총아 KTX가 개통되어 포항과 서울을 2시간대로 단축시켜 놓았다. 이 바람에 죽도시장은 더욱 붐빈다. 전국 곳곳에서 동해안의 풍광, 그리고 맛과 멋을 즐기려고 포항을 찾고 죽도시장을 찾아오는 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으로 선정하는 ‘2017∼2018 한국관광 100선’에 포항운하와 죽도시장이 선정됐다. 그래 두서없이 장님 코끼리 만지듯 더듬어본 죽도시장담(談)이다. 함께 선정된 영덕대게거리, 울진 금강송숲길과 더불어 생동감 넘치는 관광지가 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