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것에 대한 후회
2017-01-12 경북도민일보
-이철우
엄마 손을 잡고 병원을 찾은 다섯 살배기가
담결한 눈망울에 작은 주둥이를 오무작거리며
앞으로 술은 조금만 드시고 화내지 말고
웃고, 매일 운동도 하세요 라고 한다
떡잎 같은 고 녀석 가고 난 뒤에
삼삼하기도 하고 쫑알대던 소리 귓전에 쟁쟁거려
고 녀석 한말을 곱씹다가
곱씹으니 단물이 나고 눈물도 난다
나는 지금 적막하고 가난하다
병마저 들어 고통 속에 있다
찾지 않아서 길이 보이지 않았고
바라보기만 해서 산은 높았다
미루다 영 못하고 고치지 않아 습성이 된 것을
운명 탓으로 돌려버렸다
가장 위대한 것이 가장 보편적인 것이 된다
나는 지금 계의 밖에 있다
더 새롭고 심오한 가치와, 더 열렬한 진리를 추구했으나
다섯 살배기도 알고 있는 보통의 것들을 지켜내지 못해
세상 어느 한 모퉁이에 쓸쓸히 버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