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 백두산 흑요석 어떻게 대구까지 왔을까?

국립대구박물관 ‘월성동유적 흑요석 원산지·쓴자국 분석’ 발간

2017-01-12     이경관기자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국립대구박물관(관장 권상열)은 소장품 연구성과를 담은 ‘대구 월성동유적 흑요석 원산지 및 쓴자국 분석’을 발간했다.
 이 책에는‘월성동 777-2번지 유적(이하 월성동유적)’에서 출토된 흑요석과 석기를 분석한 논문 2편, 주요 석기 사진을 수록했다.
 우리나라의 구석기와 신석기유적에서 출토되는 흑요석(또는 흑요암)은 화산지대에서 주로 생성되는 검은 돌이다.
 이 암석은 각기 고유한 산지가 있다.
 우리나라 구석기유적 중 흑요석이 출토된 곳은 50여 곳이 넘지만, 흑요석 산지가 밝혀진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대구박물관이 소장 중인 월성동출토 흑요석도 그동안 산지를 알 수 없었다.
 이런 이유로 대구박물관 연구진(김종찬 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장용준 대구박물관 학예실장)은 월성동유적에서 출토된 흑요석 357점 중 100점을 LA-ICP-MS로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월성동 흑요석은 백두산 흑요석임이 밝혀졌다.
 이번에 분석된 100점 중 97점은 모두 백두산 계열 가운데 제1형(PNK1)으로 판명됐다.
 분석된 100점은 단일 유적으로는 가장 많은 흑요석을 분석하고, 정확한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분석신뢰도를 높였다.
 한반도 북부에 위치한 백두산에서 대구 월성동까지의 거리는 약 700~800km이다.
 흑요석은 구석기인들의 손을 거치면서 700km가 넘게 이동했던 것이다.
 또한, 백두산에서 구해졌던 이 흑요석은 새기개나 좀돌날을 만드는데 주로 사용했다.
 김경진(프랑스 뻬르삐낭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흑요석으로 만든 석기는 단단한 동물재료를 다듬고, 찌르개(槍)의 부속품으로 활용되어 수렵 등의 생활에 사용됐다.
 그동안 강원도와 충청도, 전라도지역의 흑요석이 백두산에서 온 것임이 밝혀진 적은 있다.
 하지만 영남지역 구석기유적에서 출토된 흑요석이 백두산 원산지로 판명난 것은 처음이다.
 흑요석은 월성동 구석기인들이 백두산에서 직접 채취했거나 한반도 중부지방에서 교환과 같은 방식으로 입수했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