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비

2017-01-23     경북도민일보

-김인수

 

벗어 내린다
어둠 위에 누우며
마지막 실루엣 하나까지도
속으로 흘러오는 문이 열리고
텅 빈 사각지대로 날아다니기 시작하면서
날아간 나비들은
또 다른 나비의 나비로 날기 시작하면서
늪에 빠진 나비들
젖은 날개들
물젖은 시간의 끈들을 뜯어내며
건너던 다리를
뛰어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벗어 내렸다
흰 눈 날리어 가던 날
겨울 숲으로 날아간 나비들
젖은 죽지 말리며
비릿한 몸 냄새 뜯어내며
하얗게 눈 내리는 저녁 하늘다리 건너
수천수만의 작은 오로라 불빛들로
천막 실루엣 친친 두르며
가만가만 돌아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