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2017-01-31     경북도민일보

김인수

내 허약한 무늬들을 지우며
시린 아침의 입김 속으로 번지는
짙고 엷은 얼룩들

무겁게 흔들리며
출렁인다
음산한 회색 붓질을 해대는
2월

엉기어 멍든 목소리
디룽디룽 매달린 채
차갑게 느껴지는 것을 본다

무섭다
슬펐다

어스름한 그림자
바람벽에 기댄 채 자꾸
나를 잠금 치고 드는
2월 낮은 빛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