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地位)와 역할(役割)

2017-02-23     경북도민일보

[경북도민일보]  인간은 역사적으로 각자의 사회적인 지위나 역할은 물론 거기에 수반되는 의식이나 생활태도 또는 권위를 지키면서 살아왔다.  
 오그번(W.F.Ogburn)은 ‘Sociology’에서 “신분은 집단 내에 있어서의 개인의 지위이며 그 지위에 따른 행위양식을 역할”이라고 하였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것에서도 거기 합당하는 역할이 있으며 작은 돌멩이 하나에도 건축 재료로 쓸 수 있는 역할이 있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 있어서 지위에 따른 역할은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사회전반적인 면에서 괄목할만한 발전을 거듭하여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유독 국회만은 1948년 5월 10일 제헌국회가 설립되고 1948년 7월 17일 헌법이 공포된 이후 의사당 건물의 구조, 복지, 편의 등의 시설은 최신의 형태를 갖추었으나 자질이나 능력면에서는 그 발전에 미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 혹은 어떤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뒤처진 느낌이 든다.
 그 예로 부정선거, 법률의 날치기 통과, 위법행위, 국회내 폭력, 기물파손, 농성 등 수없이 많은 물리적 충돌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지금 개헌 논의가 기류를 타고 있다. 헌법이 바뀔 때 마다 내용이 문제이기 보다 국회의원들의 법치(法治)가 더 큰 문제였다.
 옛 글에 ‘독만권서, 행만이로(讀萬卷書, 行萬里路)’라는 글에서 군자(君子·정치가)는 많은 독서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사상을 이해하고 사회적 변화를 구석구석 직접 체험해 현실생활의 경험으로 사리분별, 즉 통찰력을 얻어 지행합일의 삶을 말하고 있다.
 논어에 ‘배우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위태롭다’고 했다.
 선진국의 국회도서관은 불이 꺼질 때가 없이 노력하는데 한국 국회의원의 도서관 이용은 얼마나 될까.
 대정부 질문이나 청문회를 보면서 올바른 답을 바라면 질문내용이 좋아야 하는데 다수의 질문내용에 부적합하거나 내용이 부족한 느낌이 들며 혹자는 국민이 ‘보고 있는데’ 라는 말에서 누구를 보라는지 자성(自省)해야 할 때가 있다.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서 크고 작은 대표자를 선택할 때 그 지위들에 상응한 역할을 수행할 것을 기대하는데 이를 역할기대 내지 사회적기대라 한다.
 이때 지위는 사회체계의 구조적 측면이며 역할은 그 기능적 측면이라 할 수 있다.
 역할을 수행함에는 거울론적 측면과 등대론적 측면이 있다.
 거울론적 측면은 소극적인 것으로 거울에 비추어지는 모습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겉모습만 보며 그 속에 담겨있는 마음은 볼 수가 없다.
 또 어두운 곳에서는 스스로 빛을 발할 수 없어 그 기능이 사라진다.
 이에 반해 등대론적 측면은 적극적인 것으로 타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의 빛으로 어두운 밤을 항해하는 뱃길을 인도하며 날씨가 사나울수록 그 역할의 중요성은 중대하며 그 빛을 더욱 발한다.
 투표에 의해 선출된 의원에게 자신의 빛으로 어둠을 밝히는 등대론적 역할을 모든 국민은 바란다.
 스페인의 오르테가 이 가제트(Ortega Y gasset)는 “인간의 최대범죄는 자신의 의무(역할)에 대한 불성실이다”라고 갈파했고 칸트(Kant)는 “우리는 목적과 동시에 의무는 자신을 도덕적으로 완성시키는 일과 타인의 행복을 위한 중대한 일”이라 했다.
 모든 국민은 국회에서 법에 의해 가결된 탄핵사태로 인한 찬·반으로 크나큰 피해를 보고 있으며 국회는 법에 의한 판결은 고사하고 이를 자신들의 집권에 이용하며 국회는 비워두고 특검이나 헌재에 직간접적인 억압과 협박의 위법적인 행위를 볼 때 부량배의 짓거리 같아 그 자질이 염려스럽다. 홍보용 얼굴에 신경쓰지 않고 출마할 때 마음으로 비린내 나는 생선가게 아주머니의 손과 어려운 노인들의 갈라지고 차가운 손목을 수시로 따뜻이 잡아 주었으면 한다.
 국회의원의 의회 출석률을 보면 회의 중 결석이나 무단이탈, 지각 등을 합하면 행정기관이나 교육계로 볼 때 징계 또는 학사경고 수준인 것으로 안다.
 본심으로 처음의 자신이 되길 바란다. 꾸미는 나, 거짓된 나, 불성실한 나, 이기적인 소아(小我 )는 버리고 국가와 국민만을 위한 초심을 가졌으면 한다.
 회기 내 민생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하고 쓰레기통으로 버려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여야가 합심하여 일사천리로 통과시키는 법 또한 수두룩하다.이번 국회에서는 특권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줄인다 했는데 무엇을 얼마만큼 줄였는지 되묻고 싶다.
 국민의 심부름꾼으로 국가발전과 국민안정을 위해 헌신하는 등대론적 역할을 수행해 줄 것을 국회에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