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春分)

2017-03-05     경북도민일보

-전인식

정확히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오늘은 춘분
빛과 어둠의 두께로 야윈 몸 되질하여 나눈다
너로 인하여 많았던 밤
네게 주어 부족했던 정오의 햇빛
줄 것은 주고 되돌려 받을 것은 받는다

사랑이란 원래 되질하는 것이 아니라지만
시작하는 봄
개나리는 개나리로 진달래는 진달래로
똑바로 보기 위하여 이젠 나도
내 키에 맞는 그림자를
내 나이에 맞는 태양을 가지고 싶다

까닭도 없이 한 쪽으로 기울던
내 몸 균형을 찾는다
왼손에 책 오른손에 망치

똑바로 걸을 수 있을까
이 봄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