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2017-03-09     경북도민일보

-김시종

날리는 눈발을 타고,
구원형(재종형)이 오신다.

어깨에 장작다발을 멘
구원형이 오신다.

내 어린날 겨울은 너무 추웠다.
아버지가 안계신 우리집엔
늘 쌀독 밑바닥이 보이고,
겨울에도 아랫목은 냉돌이었다.

겨울이 더욱 추운 우리집에 구원형님은
올 때마다 장작 한 다발을 메고 오셨다.

형님이 가져오신 장작 덕분에
그날 밤은 등이 따뜻했다.

지금 구원형님은
이천호국원에서 긴 잠을 주무신다.

내 마음 속의 난로옆에는
나와 구원형님이 따뜻한 표정으로
노변정담을 웃으며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