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백落魄

2017-03-14     경북도민일보

-이철우

주는 것만으로도 기쁘다는건 온전한 거짓이다
당신의 손길과 사랑의 눈빛에 나는 고귀해졌으나
당신의 외면에 내 존재의 의미는 모래성같이 허물어졌다
그 순간 세상 모든 꽃들은 삽시간에 바래었고
묘만하던 하늘은 닫혀 버렸다

농농한 눈물 흘리며
고헐의 세월을 얼마나 더 견뎌야
닫힌 하늘이 다시 열릴까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빈 가슴에
회억의 시간을 얼마나 더 채워 넣어야
가득한 갈 빛이 걷혀질까

이제야 안다
사랑을 잃으면 불구의 생이 된다는 것을
홀로나 스스로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