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5     경북도민일보

-김인수

산 흙냄새와 깨진 물결의 조각
차가운 강바람에 어우러지는
장바닥 삼월 강구
먹먹한 가슴 깊이 파며
말없이 밥을 지어내는 여자

사철 얼어붙은 몸으로
구겨진 어둠까지 말아서
눈빛으로 쟁여 넣고도
머뭇거리며 남겨 둔 시간에
살아있는 푸른 먼지까지
씻어 내리는 그녀

가끔은 새실새실 웃기도 하지만
시린 남색의 냄새는
세상의 색 바깥으로 날리어가서
꼬독꼬독한 장밥 지어내는
무색의 꽃 한 송이로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