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공무원, 기강 해이 여전

80대 시민, 주민센터서 민원서류 대필 부탁 거절 당해

2017-07-16     이희원기자

[경북도민일보 = 이희원기자]  “세상천지 지나가는 걸인도 이렇게는 대접 안할 겁니다. 80대 노모가 글을 몰라 좀 써달라고 부탁하는데 집에 가서 써오라고 박대하다니요.”
 한 80대 노인이 영주시의 한 주민센터를 방문했다가 격은 일이 지역 주민들의 공분을 싸고 있다.
 최근 본지는 영주시 일부 공무원들의 기강이 물란해 말썽(본지 11일자 12면 보도)을 빚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일선 주민센터는 물론 직원들의 기강 해이는 전혀 달라지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이달 초 영주동에 거주하는 A모(85)할머니는 한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민원서류를 작성하는 과정에 눈이 어두워 창구 공무원에게 대필을 부탁했다.
 하지만 공무원으로부터 “민원서류를 집에 가서 작성해 오라”는 답변을 듣고 분통을 터트렸다는 것.
 A 할머니 아들은 “아무리 세월이 변했다 해도 이런 경우는 있을 수 없다”며 “20분씩이나 걸어서 찾아간 주민센터에 공무원이 민원인을 이런 식으로 대접 하는 것은 아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노인을 홀대한 것이다”고 격분했다.
 사정이 이런대도 시 관계 부서는 묵묵부답으로 제식구 감싸기 급급한 모습이다.
 장욱현 영주시장은 줄곧 ‘섬김행정, 소통행정’을 주장하며 열린시정, 시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시정을 천명해 왔다.
 하지만 일부 공무원들의 근무 태도는 소귀에 경 읽기로 시장의 시정 방향은 전시행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민 A모(53·영주동)씨는 “연로하신 어르신께서 민원서류 작성을 부탁했는데 공무원이 거절했다는 것은 비인간적인 일이다”며 “하급 공무원 한 사람이 잘못을 해도 모든 책임은 시장 몫”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획감사실에서는 “1000여명이 넘는 공무원들 중 일부 공무원들의 자질 부족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근무하는 공무원들까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철두철미하게 조사해 기강을 바로 잡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