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태부족, 8월

2007-08-15     경북도민일보
경북 일조량 하루 4시간…벼 생육·과수 결실 타격
포도·복숭아 당도 떨어져 가격 폭락…농가 한숨

 
올 여름 날씨가 폭염속 일조량(日照量·햇볕이 지표면에 내리쬔 양)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이같은 일조량 태부족 현상은 7월보다 8월이 더 심해 벼 등 농작물의 생육과 사과 등 과수의 결실에 큰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본격 출하기를 맞은 아오리 품종 사과와 복숭아·포도 등은 게릴라성 집중호우와 흐린날씨로 당도가 크게 떨어져 소비가 급감하면서 값이 폭락해 과수농가들이 발을 구르고 있다.
벼농사와 고추 등 밭작물도 병해충이 창궐해 농민들이 방제를 하느라 2중고를 겪고 있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14일까지 경북지방의 일조시간은 61.8시간으로 하루 평균 일조량은 4.4시간에 불과했다.
이같은 일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150.5시간(하루 10.7시간)의 40% 수준이다.
또 평년(5년동안)같은 기간 일조량 158.8시간(하루 평균 5.1시간)도 크게 못미쳤다.
8월들어 경북지방은 15일 동안 나흘을 제외한 11일간 비가 내려 햇볕이 없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8월 들어 장마때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린데다, 비가 오지 않더라도 흐린 날이 많아 일조량이 평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례없는 8월달 일조량 부족으로 한창 출수기를 맞은 조생종 벼와 수잉기에 접어든 중·만생종 벼는 생육이 지연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본격 출하기를 맞은 포도와 복숭아 등은 당도가 떨어져 소비가 줄어들고 가격 또한 하락해 과수농가들이 생산비를 건지지못할까봐 애를 태우고 있다.
시설포도 주산지 경산·영천지역 재배농가들은 “산지 포도값은 1상자(5㎏)당 1만7000원으로 1주일 전보다 5000원이나 폭락한데다 소비마져 급감해 영농비를 건지기도 어렵게 됐다”고 울상이다.
농산물도매시장측은 “날씨탓도 있지만 값싼 노지재배 포도의 출하량이 크게 늘면서 시설포도의 가격 하락세를 증폭시키고 있다”며 추가하락 전망까지 예고해 포도전업농가들의 마음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영덕산 복숭아도 5㎏짜리 1상자에 1만5000원에서 3000원이 하락했다 15일부터 다시 회복되고 있다.
농작물병해충도 겉잡을 수 없이 확산돼 농촌진흥청은 15일 벼혹명나방,고추역병 등 4종류의 병해충발생 경보를 내렸다. 농진청 이병석 상황실장은 “잦은 비로 습도가 높아 벼농사와 고추 등 농작물에 병해충이 빠르게 번져 풍년농사를 위협하고 있다”며 “비가 그친 틈을 타 해당 농약을 전착제와 함께 뿌려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영천·영덕/김진규·김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