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측근들 입 다물라

2007-08-27     경북도민일보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의 대선후보 경선은 한편의 아름답고 극적인 영화를 닮았다. 죽자 사자 싸울 땐 싸웠어도 승자와 패자가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이 한편의 그림같다는 평가다. 그러나 두 후보의 정당사에 남을 경선이 측근들의 경솔한 입놀림과 갈등 유발로 훼손되고 있다. 경선에서 이긴 이 후보 측근이 “박 전 대표의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자극하면 “너희들은 패자니까 조용히 하라면 본선에서도 돕지 말라는 얘기냐”는 반발이 돌아온다.
 이 후보 측근 가운데 이재오 최고위원이 가장 문제다. 그는 박 전 대표측을 향해 “반성부터 해야 한다”라고 정조준했다. “(박 전 대표측이) 경선 과정에서 얼마나 과하게 했나. 반성해야 한다”며 “이 후보는 위기의 순간에도 박 전 대표를 직접 공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패자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언행이다.
 물론 박 후보 진영 일부가 경선에서 사실상 박 전 대표가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긴 하다. 당원과 대의원 투표에서 이겼으나 여론조사에서 패함으로써 후보를 놓친 데 대한 아쉬움이다. 특히 일부 인사는 이 후보의 각종 의혹과 관련해 `완주 불가론’을 펴며 `후보교체’에 기대를 걸고 있기도 하다. 이 후보측으로서는 본선을 준비하기 앞서 자신의 `낙마’를 고대하는 당내의 친 박 전 대표 인사들과 싸움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 후보는 어디까지나 당내 경선에서 온갖 의혹을 뚫고 당선된 공식 대선후보다. 본인이 사퇴하거나 유고가 되지 않는한 12월 본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범여권과 건곤일척의 대결을 벌일 후보다. 그렇다면 `낙마’를 기대하거나, 심지어 낙마를 부채질하는 행동은 절대 금해야 한다. 그건 집권을 포기하는 자해와 자학이기 때문이다.
 먼저 당선자인 이 후보측이 금도를 보여야 한다. 당선되자마자 `한나라당 대개혁’을 외치고, 이재오 최고위원같은 최측근이 “박 전 대표측이 먼저 반성해야 한다”는 식으로 자극한다면 돕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등을 돌리고 싶어질 것이다.
 자금 이 후보와 그 진영이 할 일은 `화합’과 `조화’다. 박 전 대표는 `깨끗한 승복’과 `백의종군’으로 국민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당선자인 이 후보보다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박 두 사람이 손잡고 집권 도정에 나서도 장애가 하나 둘이 아니다. 이재오 같은 측근을 멀리하고 화합형을 주변에 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