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따로 가는 洪대표의 ‘몽니’

2018-04-24     경북도민일보

[경북도민일보]  최근 금융 수장(首將)의 낙마사태와 드루킹 댓글조작 논란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6~20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긍정평가가 67.8%로서 일주일 전에 비해 1%p 상승했다. 부정평가도 1.1%p 오른 27.8%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내 등락은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오차범위 내에서 지속적으로 일정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은 반대로 의미있는 지표라고 봐야 한다.
 안희정·정봉주 미투사건, 김기식 전 금융원장 사퇴, 댓글조작 등 여권발(發) 각종 의혹이 잇따르는데도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요지부동하자 가장 당황한 것은 야당들이다. 지방선거를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야당 입장에선 이보다 더한 호재(好材)가 없는데도 민심이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안달이 날 법도 하다. 또한 이번 주 27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뒤이은 미북 정상회담 등 여권이 평화 어젠다마저 선점할 가능성이 커 야당들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상황이 이에 이르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 16일 당사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정치공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댓글공작과 여론조작으로 괴벨스 정권이 돼간다”고 비난했다. 또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김기식 뇌물파동,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에도 내가 예측한대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반등했다는 여론조가가 발표됐다”며 “괴벨스 공화국”이라고 맹비난했다.
 파울 요제프 괴벨스는 나치독일의 선전부장관으로서 나치의 상징인 켄크로이츠와 제복, 선동적인 구호 등을 통해 대중을 최면상태로 몰고 가는 기술을 개발한 20세기 최고의 정치선동가이다. 그는 “선동은 한 문장으로 가능하지만 이를 반박하려면 수십 쪽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반박할 때면 이미 사람들은 선동되어 있다” “대중은 거짓말을 처음엔 부정하고 의심하지만 되풀이하게 되면 결국 믿게 된다”와 같은 유명한 어록을 남겼다.
 홍 대표가 현 정권을 비판하면서 지속적으로 괴벨스의 선동정치와 결부시키는 것을 보면 괴벨스에 대해 상당히 조예(造詣)가 깊은 것처럼 보인다. 그는 이전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괴벨스를 인용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여론조사기관은 국정 여론조사 수주 미끼에 관제 여론조작기관으로 변질된 지 오래되었고 SNS조차도 문빠(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의 댓글 조작으로 한국사회는 이제 괴벨스가 통제하는 빅브라더 사회가 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올해 1월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 “북의 체제 선전장을 만들어주고 나라의 안보를 북에 맡기는 어리석은 친북정책을 펴고 있다”며 “국민들에게는 이를 평화올림픽이라고 괴벨스식 선전만 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홍 대표가 이처럼 현 정부에 대해 ‘괴벨스 정권’ 낙인찍기를 계속하는 이유가 혹시 ‘거짓말도 되풀이하면 대중은 믿게 된다’는 괴벨스의 말대로 하려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우리 국민들을 너무 낮추어 본 것이다. 나치 독일 시대와 지금 대한민국 상황은 하늘과 땅 차이다. 선동정치가 통할 리 없고 여론조작에 놀아날 우리 국민이 아니다. 홍 대표의 눈에는 국민 7, 8할이 소위 ‘문빠’로 보일지 모르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현 정권의 높은 지지율은 국민에 대한 보수정권의 돌이킬 수 없는 배신과 뒤이은 보수야당들의 반성 없는 행태로 인해 빚어진 결과다. 김기식 전 금융원장 낙마·드루킹 여론조작과 같은 것으로 민심이 다시 돌아서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지난 정권의 과오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제1야당의 대표로서 염치없는 일이 아닌가.
 홍 대표는 ‘괴벨스 정권’이라는 공명(共鳴) 없는 주장을 되풀이할 게 아니라 제1야당 대표로서 지금이라도 국민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 지 되돌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