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노조 잦은 파업`휘청’ 세계자동차社 무분규`씽씽’

2007-09-02     경북도민일보
도요타·BMW 탄력적 노조 운영…현대車 경쟁력 퇴조  
 
   현대차 노조가 매년 파업을 되풀이하면서 생산성과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등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이 노사화합을 바탕으로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메이커 톱5 진입을 꿈꾸는 현대자동차가 노사관계 불안 때문에 신뢰와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사이 경쟁사인 일본의 도요타와 독일의 BMW 등은 노사화합과 생산성 향상으로 크게 앞서가고 있다.
 2일 현대차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도요타가 세계1위 자동차 메이커로 등극하게된 비결은 무엇보다 안정적 노사화합에 있다는 평가다.
 도요타는 지난 1953년 장기파업 이후 한 건의 노사분규도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23조9480억엔, 영업이익 2조2386억엔, 순이익 1조6440억엔을 달성하는 등 매년 사상최대 이익을 거듭 실현하고 있지만 임금인상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2003년 회사측이 사상최대의 경상이익을 감안해 임금을 인상할 계획이었으나 노조가 “세계 자동차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엔화강세로 수출채산성이 나빠질 우려가 있다”며 거부한 일은 노조가 얼마나 회사의 경쟁력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회사는 노조에 보답하듯 1950년이후 지금까지 한 명도 구조조정 하지 않았으며, 경기가 어려울 때는 생산직을 판매직으로 돌리거나 계열사로 옮기는 등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이같은 노사화합과 고용안정, 고용 및 생산의 유연성은 회사의 경쟁력을 키워 세계최고의 영광을 안았으며, 올해 R&D 투자액이 현대차의 3.9배인 8900억엔(한화6조7640억원)에 달하는 등 연구개발투자를 강화해 하이브리드카 분야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해 미래 성장기반도 다졌다. 특히 이 회사 노조는 1946년 설립후 자주 파업했고 1953년에는 80일간이나 파업할 정도로 강성이었으나 회사의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굴복해 대립적 노사관계가 사라지기 시작했으며, 1956년에는 협력적 노사관계를 선언하는 `도요타강령’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유럽 BMW의 비결도 노사화합을 바탕으로 한 생산의 유연성에 있다는 분석이다.
 50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BMW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 근로자들이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해 일할 경우 이를 적립해 일거리가 없을 때 사용하기 때문에 회사는 초과 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근로자는 일거리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항상 일정한 임금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회사는 1993년 불경기로 독일의 자동차회사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을 단행할 때도 유일하게 인원을 줄이지 않는 등 지금까지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있으며, 노사화합과 고용안정으로 생산성이 갈수록 크게 향상되고 있다.
 반면 세계1위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오던 미국의 GM은 강성노조를 달래기 위해선심성 복지를 남발하다 경쟁력을 상실하기 시작했고 1998년에는 회사의 구조조정에맞서 노조가 50일 넘게 파업하면서 침몰했으나 노조가 공존과 상생의 타협안을 내 놓으면서 기사회생하기 시작했다.
 이후 강성노조는 힘을 잃었고 노사는 각고의 노력끝에 최근에야 경쟁력을 회복해 해외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도 독일의 폭스바겐은 최근 고임금 저생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조와 임금인상 없이 근로시간 연장에 합의했고 프랑스 자동차업체의 노사도 근로시간 연장에 합의하고 생산성 향상에 나서는 등 세계적으로 노사협력 분위기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1987년 노조창립후 지금까지 매년 되풀이되는 파업 등 노사불안 때문에 세계 초일류 자동차메이커 진입 문턱에서 좌절의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도 노조가 임단협과 관련해 파업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노조창립후 1994년 한 해만 빼고 매년 파업으로 지난해까지 생산손실이 10조원을 넘었고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한시라도 빨리 결정해야 할 신차개발 및 생산라인 투입, 인기차종의 생산 등이 노조와의 협의문제로 발목이 잡혀 지연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일부 강성 노조원의 반발과 경영권 침해에 가까운 단협 등 경직된 노사관계 때문에 공장별 차종의 이전은 물론 인원의 전환배치마저 제때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정치세력화를 위해 선명성을 강화하고 있는 노조와 과거 파업임금을 지급하는 등 원칙없이 대응해 온 회사가 노사불안을 키웠다는 지적 속에 세계의 무한경쟁에서더 이상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파업없이 기술투자와 생산성 향상에 매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세계 초일류 자동차 메이커로 질주하던 현대차가 최근 해외공장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노사관계 불안으로 신뢰가 추락하고 있어 걱정”이라며 “노사가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분규없이 생산성에 매진하고 신뢰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