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코앞인데 `무더기 인사-외유’가 뭐냐

2006-06-25     경북도민일보
새 자치단체장들의 임기 개시를 불과 며칠 앞두고 지방 정·관가가 한결같이 어수선한 모습들이다. 떠나는 자치단체장이 임기 막판에 무더기 인사를 단행하는가 하면 해외관광외 길에 나선 의회도 있다. 게다가 전임자의 집무실을 모두 뜯어고치고 집기도 전부 바꾸려는 곳도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관행으로 굳어온 일들이기도 하다.때문에 `다 그런것 아냐’하는 한마디로 어물쩍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일을 저질러 놓고 나면 여론의 지탄이 뒤따른다. 그 뒤 시간이 지나 잠잠해지면 그것으로 `상황 끝’이 돼버려온 탓이다. 현실과 쉽게 타협하는 공직의식의 단면이기도 하다.
 임기 만료가 열흘 남짓한 시점에 무더기 승진 전보발령 인사를 단행한 자치단체장은 문경·김천 시장이다.이들 뿐일까. 더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임기 중에 인사권을 행사한 것인데 무슨 잘못이 있느냐고 되물을 일은 아니다. 현직 단체장과 후임 단체장이 공존하는 기간엔 업무 인수인계에만 진력해야 한다. 후임자가 지켜보는 앞에서 단행하는 인사야말로 의심과 비난의 과녁을 벗어나기 힘든 처사다. 그렇게 화급한 사정이었다면 왜 진작에 서두르지 않았을까. 변명하려 들면 구차하다.
 해외나들이 또한 마찬가지다.임기만료를 코앞에 두고 떼를 지어 나서는 외유를 누가 관광여행이 아니라고 할 것인가. 그들의 방문지가 이를 뒷받침한다. 배정된 예산을 쓰는 것 뿐이란 의식 속에서 수준 낮은 도덕성을 읽게 된다.
 단체장이 바뀌면 새판을 짠다.임기말에 단행하는 인사는 새 체제에 걸림돌이 될 게 뻔하다 .이를 알면서도 `내 사람’을 심어두고 떠나야 하는가. 혈세 낭비도 마찬가지다. 나쁜 관행은 바로 잡아야 한다. 양식이 통하지 않는다면 법과 제도로 강제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