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해야 지방자치 실현

2018-07-03     권재익기자

[경북도민일보 = 권재익기자] 풀뿌리 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며 시작된 지방자치가 어느덧 삼십년 세월이 가까워 온다.
지난 1991년 처음으로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여느 지방선거 때와 다르지 않게 이번 6·13 지방선거에도 지역민들의 민의를 대변코자하는 후보들이 출마해 저마다 가장 뛰어난 후보임을 내세우며 치열한 선거전을 치렀다.
그러나 지방선거에서 정당별로 후보자를 공천하고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아예 공천을 포기한 후보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선거를 치르다보니 정당공천을 받지 못한 무소속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 돼 버렸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 때 마다 민의를 반영하기보다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눈에 들어 공천권을 거머쥐려는 후보들이 더 많이 생겨나고 이로 인해 선거에서 승리한다 해도 자신의 지역구 주민들의 숙원사업보다는 공천을 준 국회의원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게 현실이다.
그 동안 수많은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학계에서 이런 현실을 막기 위해 지방의원들의 공천제도 폐지를 부르짖는 목소리가 일어났으나 자신들의 지역구 관리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외면으로 매번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서울·경기 지역은 물론 영남이면 영남, 호남이면 호남, 충청과 강원지역 모든 곳에서 공천에 따른 잡음이 발생했고 이로 인한 공천 후유증이 유권자들에게 실망꺼리로 고스란히 돌아왔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공천을 받은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온갖 수단 방법을 동원하는 해프닝까지 빚어져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등 지방선거 공천에 따른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곳곳에서는 지방선거 공천폐지를 부르짖는 목소리가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어 이번 선거를 계기로 참다운 지방분권을 위해서라도 지방선거 공천폐지에 총력을 기울여 봤음 하는 바램이다.
실제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3선에 당선된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가 당선이후 지역 기자들과의 도시락 간담회를 갖고 기초선거(기초의원·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없는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은 사상누각이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오군수는 “지방자치제도가 30년 가까이 한 세대를 거치며 충분히 시행착오를 거친 만큼 이제는 제대로 악습 중의 악습이요 적폐 중의 적폐인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를 청산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는 비단 오 군수 뿐 만 아니라 이번 선거에 나섰던 많은 후보들이 공감하는 사안이다.
현 정부가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고 많은 국민들이 원하는 지방분권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라도 진정 주민을 위한 일에만 열중할 수 있는 민의의 대변인이 선출될 수 있도록 중앙정치권의 과감한 결단력에 큰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