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 비법

2006-06-26     경북도민일보
등 굽은 백발 노인의 주름진 얼굴에서 피어나는 잔잔한 미소는 인생을 사랑한 이의 `행복지수’를 그리고 있다.

노인의 깊은 주름살은 삶의 지혜와 인고의 세월을 깨닫게 한다. 늙었다고 해서 결코 추한 것이 아님을 말한다. 노인이 공경받던 시대도 있었다. 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늙어면 서럽다’는게 인지상정이다.

인생의 허무를 노래하던 시인도 노인을 `타다 남은 장작개비’(롱펠로) `죽음의 벽만 바라보는 인간 허섭스레기’(보들레르)에 비유할 정도다.

인간은 늙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몸부림쳤다. 바로 회춘비법 찾기다. 왕이나 귀족들이 젊은 여인을 가까이 하던 회춘법에서부터 각종 강정 약술과 젊은 피 수혈까지 그 효능은 믿거나 말거나 한 다양한 회춘비법이 있다. 현대의학은 남성의 발기부전에 특효인 비아그라까지 개발했다. 지금까지의 회춘비법은 주로 남성 중심의, 그것도 감퇴한 정력회복이 목적이었다. 몸이 늙지 않는 진정한 `신불로(身不老)’의 회춘비법은 여태 없었다. 하지만 21세기 생명과학의 수준은 `신불로’의 문턱에 왔다.

성장이 중단된 늙은 세포를 건강한 젊은 세포로 만드는 `회춘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 김태국 교수팀의 개가이다.

이 물질을 인간 세포에 뿌려주면 노화 세포가 분열을 재개하고 새포의 모양이 젊은 세포로 바뀐다고 한다. 2200여 년 전 불로장생약을 찾아 세계 각지로 신하를 보냈던 중국의 진시황도 저승에서 깜짝 놀랄 일이다. 노화현상은 되돌릴 수 없는, 자연 혹은 신의 섭리로 인식되어 왔다.

이제는 그와 같은 인식을 조심스레 바꿔야 할 정도로 생명과학이 발전하고 있다. 조만간 회춘물질의 신약이 시판되면 나이가 무색한 `젊은 노인’이 쏟아질 판이다. 고령사회의 또 다른 고민거리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인생의 봄’을 재연하고픈 욕망은 언젠가는 노인이 될 모든 이의 꿈이다. 
 

/金鎬壽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