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젖소고기로 대박?

2006-06-26     경북도민일보
  소의 조상이 고양이 크기였다면? 게다가 발가락은 5개 였다고 한다면? 이른바 `진화론’치고는 황당하다. 그렇다면 오늘날 볼 수있는 소처럼 듬직한 몸집이 되기까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렀단 말인가? 믿거나 말거나한 소리로 여기고 넘어가자.
 소와 관련해 이런 얘기도 있다. 젖소가 세상에 태어나려면 70억: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젖소의 탄생경쟁률은 소 종류 가운데 가장 치열하다. 흑소가 50억9820만:1, 소는 40억:1, 유라시아 들소는 39억7800만:1이라니 젖소가 상위인 것은 틀림없는 가보다. 어느 호사가가 어떤 방법으로 산출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가장 유순해 보이는 젖소가 가장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했다니 신기하고 기특하다는 생각도 든다.
 작가 S 츠바이크는 이렇게 태어난 소의 최후를 그린 글을 남겼다. “도살장의 1층에서 소들이 씩씩하게 떼를 지어 아귀아귀 먹고 음매음매 울고 그 중에는 기분좋게 사랑의 행위를 감행하는 놈도 있다. 그러나 2층에서는 이미 기계가 쇠망치를 내리쳐서 동무들을 때려 누이고 잘라 도막을 내고 껍질을 벗기고 내장을 끌어낸다고 생각하면 그 보다 강렬한 인상은 없었다.”
 지금 포항·경주 일대 급식소들은 병들어 밀도살됐거나 페사한 젖소고기를 공급 받은 탓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그 숫자가 밝혀진 것만도 140곳이 넘는다고 한다. 그 가운데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대형급식소들도 즐비하다.
 이것 뿐일까? 얽히고 설킨 납품 비리는 없을까? 유통경로는 투명ㅌ할까? 수사를 맡은 경주경찰서가 밝혀내야 할 의혹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때마침 수도권 일대 학교들은 대형 업체가 일으킨 식중독 사태때문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떼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먹을 수 있는 것을 주고 먹으라고 해야 하지않나? 업자 양반들, 당신네 가족에겐 이런 것들을 먹으라고는 않겠지? /김용언 논설위원 ki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