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000억 들인 경주방폐장, 피복창고 전락

중준위방폐물 처분시설에 라돈침대보다 방사선량 낮은 폐기물이 절반가량이나 차지

2018-10-10     손경호기자

[경북도민일보 = 손경호기자]  국내 유일의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인 경주방폐장에 라돈침대보다 방사선량이 낮은 폐기물이 약 45%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원자력환경공단에서 입수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8월까지 경주방폐장의 동굴처분시설에 처분된 중저준위방폐물은 총 1만5758드럼으로 전량 200L드럼과 320L드럼에 해당한다.
 200L드럼과 320L드럼에는 원전에서 작업하는 작업자들이 착용했던 장갑, 피복 등 잡고체로 채워져 있다. 이는 모두 저준위와 극저준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2014년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개정 고시를 통해 방사능이 가장 높은 중준위방폐물은 경주방폐장의 동굴처분시설에만 처분하도록 했다.
 동굴처분시설은 약 30년동안 많은 사회적 갈등 끝에 1조5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해 건설된 시설로, 향후 건설될 표층과 매립형 처분시설까지 포함해 가장 안전한 중저준위방폐물 처분시설이다.
 그러나 정작 동굴처분시설에 처분되어야 할 중준위방폐물은 방폐물을 최초 처분한 2015년 이후 현재까지 단 1건도 처분된 적이 없고 전량 원전 내부의 임시저장고에 쌓아두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권칠승 의원실로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수거된 대진침대 중 방사선량이 가장 높은 것은 ‘파워그린슬리퍼’로, 시간당 방사선량이 0.0038mSv(밀리시버트)이다.
 사실상 침대보다 낮은 방사선량의 방폐물이 경주방폐장의 거의 절반 가까이 처분된 것이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약 1조5000억이라는 천문학적 비용과 많은 사회적 갈등 끝에 건설한 동굴처분시설에 방사선량이 높은 중준위방폐물의 처분이 시급하다” 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