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녹이는 경일대 재학생 미담 릴레이

지하철 성추행 여성 구조
간경화 아버지에 간 기증
재학생들 잇단 선행 눈길

2019-01-03     김홍철기자

[경북도민일보 = 김홍철기자]  경일대 재학생들의 잇따른 선행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경일대 익명게시판인 대나무 숲엔 최근 대가대 여학생의 게시물이 한 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지난해 12월 14일 동구 안심방면 지하철에서 도움을 주신 경일대생에게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는 내용이다.
 사연은 이날 대가대 여학생은 오전 9시 40분께 등교를 위해 지하철 1호선 율하역에서 안심행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역사에서부터 여학생에게 이상한 언행으로 불안감을 주던 건장한 체구의 한 남성이 지하철까지 따라와서 스킨십을 하고 말을 거는 등 추행에 가까운 행동을 보였던 것이다.
 이때 경일대 한 남학생이 여학생과 남성은 모르는 사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남성에게 “여학생이 지금 두려워하고 있으니 당장 떨어지고 행동을 멈춰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당황한 이 남성은 다음 역에서 바로 하차를 하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그러는 사이 열차는 안심역에 도착했고 대가대 여학생이 감사의 인사를 미처 전하기도 전에 이 학생은 빠른 걸음으로 지하철 역 출구를 나와 경일대 스쿨버스를 타버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남학생에 대한 사연이 알려졌고 경일대 게시판과 각종 SNS에 ‘지하철 의인’으로 불리며 찾아서 상을 줘야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경일대 측은 학생처에서 수소문 끝에 소방방재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장세호(23) 씨를 찾아냈다.
 소방공무원이 장래희망인 장씨는 “등굣길에 여학생이 불편해 하는데도 계속적으로 이상한 행동을 시도하는 남성이 있어 나선 것 뿐”이라며 “지하철 의인이란 표현은 송구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행의 주인공은 간경화로 생명이 위독한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을 선뜻 내준 경일대 철도학과 4학년 이상철(25)씨다.
 13년 전 간이식 수술을 받은 아버지가 건강악화로 다시 위독해지자 외아들이자 독자인 이씨는 흔쾌히 간이식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은 지난해 10월 2일 성공적으로 시행됐고 부자는 건강을 회복 중이다.
 이씨는 “아버지의 건강이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무섭다는 감정은 전혀 들지 않았다”며 “아버지가 건강을 회복해 가족 모두가 행복해졌기 때문에 당연하고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연을 들은 경일대 정현태 총장은 2일 총장실로 두 학생을 불러 직접 격려하고 특별장학금을 전달했다.
 정 총장은 “장세호 학생은 불의와 약자를 보면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라 본인의 장래희망인 소방공무원에 가장 적합하고 이상철 학생은 아무리 가족이라도 쉽지 않은 결정을 선뜻 해준 것이 고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