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전 ‘포항 바다’ 렌즈에 담다

포항 아트갤러리 빛, 기획 사진전
20일까지 ‘포항 바다 그림자展’

2019-01-06     이경관기자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쉴 새 없이 들숨과 날숨을 토해내는 바다.
 바다의 그 자맥질은 엄마의 자궁 속을 유영하는 태아의 생과 닮았다. 너른 바다에는 그 바다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있다.
 포항의 바다를 노래한 사진전이 지역에서 열려 화제다.
 포항 아트갤러리 빛은 오는 20일까지 기획 사진전 첫 번째 전시로 ‘포항 바다 그림자展’을 연다.
 이번 전시는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진 작가 8명이 참여해 구룡포와 송도, 영일대해수욕장 등 지역의 바다의 어제와 오늘을 담아낸다.
 ‘포항 바다 그림자’라는 타이틀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를 항상 품어주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바다’의 상징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강철행, 김숙경, 문성국, 박병로, 안성용, 이정철, 최영숙, 최흥태 작가는 자신들이 바라본 포항 바다의 숨겨진 모습을 렌즈에 담아낸다.
 이들이 담아내는 포항 바다의 모습은 자신만 기다리며 배 곯고 있는 어린 아이들을 위해 바다 위에 자신의 삶을 내려 놓고 일하는 이 세상 모든 아비들의 모습부터, 영일만의 기적을 일궈낸 청년들의 삶이 오롯이 묻어나는 공단 앞 바다, 파도에 부숴지고 깨지며 세월의 흔적이 알알이 박힌 바다의 바위까지.
 멈춰 있는 사진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흘러간다.
 그들의 삶은 너와 나, 우리 모두의 삶의 한 순간순간이고, 우리네 부모들의 인생이었을 것이다.
 포항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작가들이 담은 포항의 바다는 더욱 날 것이고, 그렇기에 더욱 생동감이 넘쳤다.
 강철행 작가의 작품 ‘멜랑콜리 영일대’는 영일대에소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 많은 사람들 뒤로 앙상하게 마른 노인의 모습이 비춰진다.
 문성국 작가의 작품 ‘송도 이방인’은 철강공단을 배경으로 홀로 서 있는 여신상을 바라보는 여행객의 모습을 담고 있다.
 안성용 작가의 작품 ‘커뮤니케이션’은 바닷가 한 골목길에서 물놀이를 즐긴 젊은 여자들의 모습이 스쳐간다.
 흑백 사진 속 담긴 이들의 순간순간은 찰나의 순간이라 더욱 선명하고 진정성이 있게 다가온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아트갤러리 빛 이나나 관장은 “여기에 바다 그림자 같은 8명의 작가가 있다”며 “그들의 눈을 통해 바라본 포항의 바다는 역사가 되고 현장이 된다. 이 현장성이야말로 사진 고유의 특성이며, 사진이 지닌 역사성의 근거다. 빛은 그림자 없이 홀로 빛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그림자는 드러나지 않고, 빛만 보인다. 8명의 작가들은 포항 사진사의 넉넉한 그늘이 될 것이다. 이들의 렌즈가 포항 사진의 역사에 빛이 되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