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의회-집행부 ‘힘겨루기’ … 정기인사까지 차질

집행부 공무원 인사 두고 의회가 관여해 논란

2019-01-21     정운홍기자

[경북도민일보 = 정운홍기자]  안동시와 시의회의 힘겨루기가 가관이다.
 시의회와 집행부간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공무원 정기인사까지 보류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집행부 공무원들의 인사를 두고 의회가 관여한 사실에 최근 예천군 의원들의 갑질을 경험한 많은 시민들이 의회의 갑질이라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안동시는 지난 18일 공무원 280여명에 대한 인사이동을 심의해 21일자로 공표할 예정이었으나 안동시의회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사가 잠정 보류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시의 인사 절차를 보면 안동시인사위원회에서 승진 및 전보 등의 인사를 심의하고 인사부서에서 각 부서별 인사이동이 필요한 인원을 파악해 부서별 배치를 하게 된다.
 이후 인사이동에 대한 보고서를 안동시의회에 협의해 의장이 이를 확인하고 협의서에 날인을 하면 최종적으로 시장이 결제한 뒤 인사이동이 단행된다.
 이 과정에서 안동시는 지난 18일 인사이동 조서를 오후 4시경 의회로 전달했고 의장은 인사이동은 중대한 사안인만큼 이를 검토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협의서 날인을 보류했다.
 정훈선 의장은 “인사라는 것이 아무렇게나 사인 할 수는 없지 않느냐. 집행부 인사를 바꾸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것”이라며 “협의서 날인을 보류한 것은 인사뿐만 아니라 예산분야와 도시계획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집행부에 대한 견제권 행사차원”이라고 답했다.
 이어 “의회의 갑질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17만 시민의 안녕을 대변해야 할 의장이 행정조직의 1~2년을 좌우할 인사이동을 번개 불에 콩 볶아 먹듯이 무작정 사인을 해 달라는 것이 오히려 갑질이 아니냐”며 “의장으로서 모든 일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검토할 시간을 달라. 안동시 행정에 중요한 일 중 하나인 인사이동을 졸속으로 처리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면 속칭‘집행부 길들이기’로 보인다는 것이다. 최근 집행부에서는 5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용상동의 스포츠타운 건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해 보고회를 가졌다.
 이에 의회에서는 이러한 용역을 시행함에 앞서 시의회에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우선돼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을 표했고 집행부는 용역을 통해 타당성을 검증한 뒤 의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히는 등 의견충돌을 보였다.
 또 퇴직을 앞둔 일부 읍·면·동장들이 지역구 시의원에게 지역 동향에 대한 보고를 누락하는 등 그동안 의회와 수시로 마찰을 빚어왔다.
 이번 인사보류 사태 역시 이런 일들이 쌓여 벌어지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번 인사이동 보류로 집행부의 업무마비는 물론 신규 임용 직원 28명의 첫 출근도 연기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시민 김모(56·용상동)씨는 “시와 의회가 이런 추태를 보이는 것은 시민을 우습게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가뜩이나 예천군의회 때문에 난리인데 안동시의회까지 갑질을 했다고 하면 이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