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

2019-01-24     김대욱기자

[경북도민일보 = 김대욱기자] 포스코가 다음달 말까지 서울사무소 인력 250여명을 포항 본사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흘러나왔던 인사가 이번에 비로소 실현되는 것이다. 이는 포항으로 봐서는 아주 좋은 일이다. 물론 이들이 주민등록을 포항으로 이전할지는 아직 미지수고 강요할 수도 없지만 이만한 인원이 포항으로 유입되는 것만해도 근래 보기드문 경사라 할 수 있다.
250여명은 적은 인원이지만 그들이 포항에서 생활하는 동안 먹고 자고 하는 것만 해도 포항경제에는 조금이라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경제효과를 떠나 이번 일은 너도 나도 서울 등 수도권으로 회사를 이전하고 인구가 이동하는 가운데 생긴 터라 상직적 의미가 크다. 이번 일을 계기로 포스코 계열사나 포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른 기업들도 반드시 서울 등 수도권에 있을 필요가 없는 인력의 포항 이동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구미의 경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일부 인력과 기능이 최근 수원으로 이전됐는데 이는 이번 일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조치로 구미 경제계는 물론 구미시, 지역 정치권까지 모두 우려하고 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포스코의 이번 조치에 대해 포항시나 지역 경제계는 말할 것도 없고 포항시민들도 크게 칭찬하고 환영해야 할 것이다. 포스코 경영진도 이번 인사를 결정하기까지 고민도 많았을 테고 쉽지 않았을 것이다.
현장중심 경영을 위한 합리적 결정이라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많은 직원들의 근무지를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포스코는 이번에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이는 포스코가 본사와 제철소가 있는 포항을 ‘소중한 동반자’로 생각하고 있는 ‘방증(傍證)’이라고 여겨진다. 이를 고려해 포스코와 ‘수어지교(水魚之交)’라 할 수 있는 포항시도 보다 더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도울 수 있는 길을 찾고 적극 도와야 한다.
특히 인구 50만명 유지를 위해 단 한 명이 아쉬운 마당에 이처럼 좋은 기회가 왔을때 포항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이들이 포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포항시는 이런 노력을 통해 이번 일이 포항으로 사람과 기업이 몰리게 하는 마중물이 되게 해야 한다.
물론 시의 기업하기 좋은 도시 인프라 구축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포항시민들도 이번에 포항으로 내려오는 포스코 직원들을 따뜻하게 맞아줘야 한다.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서울에서 근무하다 지방인 포항으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면 많이 당황스러울 것이다.
연고가 있다면 몰라도 포항에서 처음 근무하는 사람들은 주거문제 등 이것 저것 신경쓰이는게 많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이 이들을 접했을 때 말 한 마디라도 따뜻하게 해 주고 친절한 모습을 보인다면 포항에 대한 첫 인상은 분명 좋을 것이다. 포항시와 시민들, 지역사회 모두가 포항으로 내려오는 포스코 직원들을 환영하고 배려한다면 아마 그들도 걱정과 우려를 걷어내고 포항시민의 일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구절처럼 포스코의 이번 조치가 포항으로 기업과 사람이 몰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김대욱 편집국 정경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