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火魔 상흔 고스란히… 시민에 고통鐵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지하철 화재참사때 그을림자국 타일 벽면 곳곳에 흉물로 방치 관계자 “인력·예산 부족으로 완전히 제거하는 데에 한계”

2019-03-03     김무진기자
지난달

 

[경북도민일보 = 김무진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발생 16년이 지났지만 사고가 난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상당수 벽면이 ‘화마(火魔)’ 당시 그을림 흔적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도시철도 운영기관인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우선 사업위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제대로 수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오후 1시께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이곳엔 도시철도를 이용하거나 통행을 위해 지하상가를 오가는 시민들로 붐볐다. 하지만 역 지상 출입구에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가자 타일 벽면 곳곳에 있는 검은색 얼룩 자국들이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먼지 등에 의한 오염 흔적과는 달랐다. 불에 그을린 자국이었다.
 지난 2003년 중앙로역에서 일어난 지하철 화재 당시 생겼던 그을림 흔적으로 제대로 된 세척이 이뤄지지 않은 탓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한다.
 상황은 역사 내 지하 1~2층  거의 대부분 벽면 타일도 마찬가지. 
 특히 지하 2층에 화재 현장을 보존해 만든 ‘기억 공간’ 맞은편 벽면에도 다수의 그을림이 확인됐다. 참사가 일어났던 그날의 아픔 그대로 시간이 멈춘 듯 했다. 반면 승객들이 열차를 타고 내리는 승강장이 있는 지하 3층 벽면의 경우엔 지하 1~2층과 달리 유광 재질의 다른 타일로 교체돼 그을림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었다.
 1호선 중앙로역 관계자는 “그동안 꾸준히 부분적으로 화재 그을림 자국을 없애기 위한 세척 작업을 해왔다”며 “하지만 인력과 예산 부족 등으로 좋은 세척 약품을 쓰지 못해 완전히 제거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화재 참사 이후 복구 과정에서부터 지속적으로 벽면 타일 세척을 해왔지만 말끔히 지워지지 않아 현재에 이르게 된 것”이라며 “화재 당시 고열에 의해 그을림이 생긴 데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등이 흡착돼 오염이 심해져 유관상 잘 드러나게 됐고, 추모사업 등 이유로 쉽게 손을 대기도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1억 2000만원 가량의 긴급 예산을 투입해 올 상반기 중 한달 가량의 세척 작업을 거쳐 그을림 흔적을 깨끗이 없앨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