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서 400여년 전 추정 미라 4구 추가 발견

두곡 고응척 선생 후손 것으로 보여 치아·상투 등 고응척 선생 보다 보존상태 양호

2019-03-19     김형식기자

[경북도민일보 = 김형식기자] 지난 1월 경북 구미시 해평면에서 400여년 전 두곡 고응척(高應陟·1531~1605) 선생이 미라 상태로 발견된(본보 지난 9일 보도) 가운데 앞서 인근에서 추가로 4구의 미라가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특히 추가로 발견 4구의 미라는 앞서 발견된 고응척 선생 보다 50여년이나 나중의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안동 고씨 문중 측에 따르면 지난 1월 31일 구미시 해평면 금산리 안동 고씨 선영에서 묘를 이장하던 중 미라 상태의 시신을 발견했다.
 미라는 조선 중기 학자인 두곡 고응척 선생이었다.
 앞서 문중 측은 지난해 12월 9일과 10일 2차례에 걸쳐 선영 인근 분묘 4곳을 이장하던 중 총 4구의 미라를 추가로 발견했다.
 9일 발견된 미라는 두곡 고응척 선생의 둘째 형인 고응경 선생의 아들 빙운 내외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음날인 10일에도 인근 다른 선영에서 묘를 이장하던 중 추가로 2구의 미라가 발견했다.
 이들은 고응척 선생의 동생 고응양의 아들 벽운 내외다.
 발견 당시 시신은 키 170㎝ 내외의 미라로 치아와 상투, 수염 등 원형이 그대로 유지돼 있고 보존 상태도 고응척 선생보다 양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4구의 시신은 고응척 선생과 동일하게 관 주변에 석회를 바른 ‘회곽묘’에서 발견됐다.
 회곽묘는 조선 시대 성종 이후 본격적으로 도입한 양식으로 사대부와 같은 높은 계층의 무덤에 사용된다. 
 바깥쪽 관과 안쪽 관은 연결 부분마다 송진으로 빈틈없이 칠해져 있고 관의 바깥 부분은 석회로 둘러싸여 있어 외부의 습기를 완전히 차단했다.
 하지만 이들 미라는 모두 문중 측의 한 인사와 구미 제5국가산단 개발을 맡은 한 업체에서 서둘러 화장을 하는 바람에 볼 수 없게 됐다.
 두곡 고응척 선생 12대조 고용준 씨는 “400여년 전 돌아가신 조상의 생전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시신이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지만 후손으로서 마음은 편하지 않다”며 “특히 앞서 발견된 선대 어른들의 경우엔 문중 내부적인 문제로 발굴 즉시 화장을 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고  불편한 마음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