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한잔에 'hope' 담아낼까

여야 3당 원내대표 호프회동 이인영·나경원·오신환 첫 호흡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신경전 민주당 “국회 복귀·추경 통과” 한국당 “패트 철회·사과 요구” 패트 반대파였던 오신환 선출로 미래당도 기조 변화 ‘첩첩산중’

2019-05-20     뉴스1
왼쪽부터

여야가 ‘호프’(hof)잔을 놓고 국회 정상화의 ‘희망’(hope)을 논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등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브런치 카페에서 ‘호프회동’을 갖고 꽉 막힌 정국의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이번 ‘호프회동’은 최근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가 교체된 이후 처음으로 3당 원내대표들이 모이는 자리다. 서로에게 밥과 맥주를 사주겠다고 약속하면서 자연스럽게 성사된 만큼 세 원내대표들이 어떤 호흡을 보일지에 그 어느 때보다 정치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이번 모임을 앞두고 세 원내대표들은 ‘강성’ 이미지를 벗고 서로에게 대화의 손길을 내밀며 국회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취임과 함께 ‘협상가’로 변신했으며, 나경원 원내대표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 중 ‘막내’인 오신환 원내대표도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여기에 협상 테이블도 딱딱하고 경직된 국회를 벗어나 비교적 가벼운 분위기의 브런치 카페에 만들어진 만큼,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조성된다. 다만, 화기애애한 분위기와는 달리 이들이 다뤄야 할 주제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은 한국당의 ‘무조건’적인 국회 복귀를, 한국당은 민주당에게 복귀‘명분’제공을 요구하고 있다.
‘호프회동’의 대화 테이블에 올라갈 ‘안주’를 둘러싼 여야 이견도 여전히 크다. 우선 지난달 말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한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들에 대해 여야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한국당은 자신들을 ‘패싱’한 채 여야 4당이 강행한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한 철회와 사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국회법상 정당하게 진행된 만큼 철회나 사과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교체에 따른 변화된 정국 지형도 변수로 꼽힌다. 패스트트랙 정국 당시에는 민주당과 ‘협업’했던 바른미래당이었지만, 패스트트랙 반대파였던 오신환 원내대표가 선출되며 기조 변화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 원내대표는 자신이 국회 사개특위에서 강제 사보임(상임위 교체)을 당한 채 처리된 공수처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사법개혁을 위해 공수처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설득해야 할 대상이 늘어난 것이다.
반면, 한국당은 재해·재난 추경만 처리하는 ‘분리 추경’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제안한 분리 추경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추경안 부분은 임시국회 일정 논의와도 연관이 있는 만큼,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