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깨듯 일본도 잡아줘’

정정용호 ‘원팀’이 열쇠 5일 16강 숙명의 한일전 떨어지면 바로 탈락 이강인 중심 득점 모색

2019-06-03     뉴스1

정정용호의 에이스 이강인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아르헨티나와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 3차전에서 2-1로 승리해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개인적인 생각으로 우리가 처음보다 하나의 팀이 된 것 같다. 가면 갈수록 형들과 코칭스태프들과 ‘한팀’이 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강인의 표현처럼 아르헨티나전의 정정용호는 모든 지도자가 원하고 또 강조하는 ‘원팀’에 근접했다. 앞서 포르투갈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는 사실상 ‘이강인의 팀’에 가까웠다. 벤치의 의도였든, 의도하지 않았는데 선수들이 기댄 것이든 이강인에게 의존하는 모습이 많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전은 달랐다.
물론 3차전에서도 이강인은 발군이었다. 전반 41분 환상적인 ‘택배 크로스’로 오세훈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던 것을 포함해 확실히 다른 레벨임을 입증했다. 중요한 것은 앞선 2경기보다 훨씬 자유롭게 플레이했다는 것인데, 주위 도움도 컸다.
어떻게 팀이 움직여야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지 ‘감’을 잡았던 경기다. 삐걱거림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래서 토너먼트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포르투갈을 따돌리고 당당히 조별리그를 통과한 U-20 대표팀이 오는 5일 오전 0시30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일본과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2승1패 F조 2위로 토너먼트에 올랐고 일본은 1승2무 B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해 8강 길목에서 마주했다.
지금껏 U-20 축구대표팀 간 한일전 전적은 43전 28승9무6패로 한국이 크게 앞선다. 당연히 주로 아시아 대륙 내 대회에서 쌓은 전적이다. 지금 누비고 있는 FIFA U-20 월드컵에서는 딱 1번 격돌했는데, 하필 그때 한국이 패했다.
한국은 2003년 12월8일 UAE 아부다비에서 펼쳐진 FIFA U-20 월드컵에서 일본에 1-2로 져서 8강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당시 최성국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으나 후반 37분 동점골을 내줬고 연장 승부 끝에 역전패를 당했다. 16년이 지난 2019년, 다시 16강에서 한일전이 성사됐다. 언제 어느 때고 한일전은 중요하지만 빚을 갚아야한다는 측면에서 더 많은 시선이 향하고 있다.
흥분될 경기지만 그래서 ‘우리 경기’를 하는 것이 가장 큰 포인트다. 이강인은 “일본이 라이벌이지만 우리는 우리가 하던 대로, 우리가 잘하는 것을 준비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표현으로 동요하지 않고 차분히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되새길 경기는 역시 아르헨티나와의 3차전이다.
당시 정정용 감독은 1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활용했던 스리백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전방에 변화를 꾀했다. 앞선 2경기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던 이강인을 전진배치, 수비에 대한 부담을 덜어줬다. 사실상 위치에 구애를 받지 않는 ‘프리롤’이었다. 활동량이 많고 드리블 능력을 갖춘 조영욱을 2선으로 내린 것도 포인트였다.
중원에 포진된 5명의 미드필더가 힘 싸움에서 버텨줬고 필요할 때마다 2선으로 또 전방으로 움직이던 이강인이 과감하게 공격을 이끌었다. 실점을 내주지 않기 위한 조치를 취하면서 동시에 득점을 뽑아낼 수 있는 확률을 키우는 선택을 내린 셈인데, 적중했다. 일본전 역시 큰 틀은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떨어지면 바로 탈락이기에 안정을 꾀하며 이강인을 중심으로 득점을 모색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