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해고자들 음식물 반입 막은 영남대의료원

10시간 가량 통제‘논란’… 노조 항의로 최소량 허가 병원측 “통제구역이라 안전 관리 차원서 막아” 해명

2019-07-02     김무진기자
대구

[경북도민일보 = 김무진기자] 대구 영남대의료원 측이 70여m 높이의 병원 건물 옥상에서 고공농성 중인 해고 노동자들의 음식물 전달을 10시간 가량 막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영남대의료원 노동조합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 및 영남대의료원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5시 50분부터 의료원 해고 노동자인 박문진(여·59)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및 송영숙(여·43) 영남대의료원 부지부장 등 2명이 병원 응급센터 14층 건물 옥상에 올라 무기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농성자들은 복직 및 노조 정상화 등을 요구하며 병원 건물 옥상 난간에 플래카드를 내걸고 농성을 벌였다.
 노조 측은 건물 아래에서 대기하며 이들에게 제공할 물과 음식물 등을 준비했다.
 이어 노조 관계자 등은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마련한 물과 음식물 등을 농성자들에게 건네고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13층으로 올라간 뒤 최종 관문인 방화문을 통해 전달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병원 측이 방화문을 열어 주지 않아 음식물 등 전달이 무산됐다.
 이에 노조 측은 몇 차례 항의를 한 끝에 의료원 측으로부터 최소한의 음식물 반입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얻었다. 몇 시간을 허비한 끝에 농성자들은 이날 오후 3시가 넘어서야 물과 음식물을 건네받아 첫 식사를 했다. 고공농성 시작 10시간 만에 처음 물을 마시고 식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후부터는 현재까지 물과 음식물 공급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김선우 범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영남대의료원 측의 이 같은 행위는 농성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인권탄압”이라며 “병원 측이 언제 또 음식물 차단 등을 할지 몰라 현재 노조 관계자 등이 상시 지원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원 측은 적극적인 대화와 타협의 자세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영남대의료원 관계자는 “당초 농성자들이 관계자들만 드나들 수 있는 통제구역에서 농성을 벌인 것이 문제”라며 “안전 관리 측면에서 불가피하게 노조 측의 출입을 제한한 것일뿐 의도적인 음식물 반입 차단 행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