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남이가’ 옛말… TK-PK ‘등 돌리나’

PK, 가덕도 꼼수로 불붙여 김해신공항 재검토가 불씨 TK “합의 파기 안돼” 반발 10년묵은 갈등 수면위 부상

2019-07-10     김홍철기자
지난

[경북도민일보 = 김홍철기자]이른바 ‘가덕도 꼼수’로 부산·울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이 점점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있다.
 같은 경상도로 한때 “우리가 남이가”라며 한목소리를 냈던 PK·TK는 이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입장이 됐다.
 PK는 이미 합의가 끝난 김해신공항 확장안에 대해 재검증을 국무총리실로 떠넘기면서 TK와 갈등을 불러왔다. 특히 PK는 이 문제를 ‘선거용’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TK와 PK를 ‘갈라치기’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로 인해 TK와 PK의 10년 묵은 갈등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갈등의 불씨는 PK가 먼저 불을 붙였다.
 지난달 20일 국토부 서울 용산사무소에서 김현미 장관과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는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 신공항의 적정성을 총리실에서 논의하고, 그 검토 결과에 따르기로 한다’고 합의했다. 검토 시기·방법 등은 총리실 주재로 국토부, 부·울·경이 논의해 정하기로 했다.
 부산시와 시의회는 곧바로 환영을 표했다. 부산시의회는 의원 47명 가운데 41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그동안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왔고 부·울·경 단체장은 지난해 10월부터 ‘24시간 안전한 관문공항’을 요구하며 김해 신공항의 총리실 재검증을 촉구해왔다.
 하지만 한국당 대구·경북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대구·경북발전협의회는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국책사업 재검증 요구 때마다 총리가 다 들어주고 검증할 것인가”라며 “김해 신공항을 백지화하면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한국당 이헌승 의원(부산진을)은 “이번 합의는 정치공학적 결정이다. 재검토를 결정한 국토부 장·차관과 항공정책실장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인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은 “엄청난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며 “김해 신공항은 영남권 5개 자치단체가 합의하고 정부가 동의해 결정된 사안으로 총리실이 일방적으로 깰 수는 없다”고 당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대구시·경북도와 대구시의회도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달 20일 “심히 유감이며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공동입장을 밝힌 대구시·경북도는 “국가정책에 국민 신뢰가 실추할 것”이라며 국토부에 재검토 반대입장을 전달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 3일 총리실을 찾아 “재검토 방침을 철회하고 계획대로 추진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결국 ‘가덕도 꼼수’로 인해 “우리가 남이가”라며 우정을 과시했던 PK와 TK는 이제 서로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