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경북대·과속기硏, ‘위기의 中企’ 해결사 나서

日화이트리스트 배제 여파 ‘전문가 풀’ 시스템 가동 반도체·철강·에너지 분야 교수 100여명 자문 연결

2019-08-11     이예진기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 대상국가)배제 조치로 국내 소재·부품분야 기업 위기에 포스텍과 경북대, 포항가속기연구소 등이 ‘해결사’로 나선다.

기존에 운영해온 기업지원 프로그램 노하우를 바탕으로 당장 특정 국가의 규제 분야 뿐만 아니라 외국 의존율이 높은 분야까지 폭넓게 지원하고 투 트랙(Two-track)전략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를 포괄할 방침이다. 우선 중소·중견기업을 위해서는 ‘전문가 풀(expert pool)’ 시스템을 마련한다.

인력 중 소재·반도체·철강·에너지 등 분야의 교수 100여명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산학협력단과 해당 분야 분과장이 교수를 직접 연결, 자문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대기업 대상으로는 지난 2016년 우리나라 대학 최초로 설립, 운영 중인 산학일체연구센터를 통해 지원한다.

포스텍은 LG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자 등 5개 기업과 산학일체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센터는 애로기술 지원 뿐만 아니라 신시장 창출을 위한 중장기적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포항가속기연구소도 동참한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일본이 얼마 전 규제 조치를 취했던 소재 중 하나인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를 시험할 수 있는 유일한 장비를 갖추고 있다. 반도체 회로를 그릴 때 감광액으로 사용되는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는 사실상 100% 일본산인 소재다. 3종 소재 중 유일하게 얼마 전 규제가 해제됐지만 빠른 국산화가 필요한 소재 중 하나다. 현재 이 감광액을 만들기 위한 극자외선 라인을 가진 곳은 한 개 기업뿐이고 그나마도 생산을 위한 설비라 실제 테스트용으로 사용할 수는 없었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적외선으로부터 X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의 빛을 만들어낼 수 있어 ‘빛 공장’으로도 불린다. 다양한 빛으로 소재에서부터 다양하게 활용되는데 포항가속기연구소 산업기술융합헨터가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이 극자외선을 공급할 수 있는 빔라인을 만들었다. 아직 제한이 있지만 앞으로 활발한 활용이 기대된다.

경북대 공과대학도 지난 9일 ‘기술국산화지원부’를 신설하는 등 산업현장기술지원단을 개편했다. 일본이 지난달 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포토 레지스트(PR), 고순도 불화수소(HF·에칭가스)에 대한 수출 규제에 이어, 지난 2일 우리나라를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이에 따라 경북대는 산업현장기술지원단 산하에 기술국산화지원부를 신설해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국산화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개편된 산업현장기술지원단은 기계·장비기술부, 첨단소재기술부, 화공·생명기술부, IT(정보통신)기술부, 에너지·환경·건설기술부, 기술국산화지원부 등 6개 부(部)로 구성됐고 일본 경제보복에 영향을 받는 159개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생산하는 대구·경북지역 중소기업에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자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