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줄기세포만 노리는 형광물질 개발

장영태 IBS 부단장 연구팀 새로운 항암치료 효과 기대

2019-09-05     이예진기자
암 줄기세포만 선택적으로 추적하는 새로운 형광물질이 개발됐다.

장영태<사진> 포스텍 교수가 부연구단장으로 있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은 암 줄기세포를 표적하는 형광물질 타이니어(TiNIR)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암 줄기세포는 종양을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 종양근원세포로 불린다. 수술이나 항암치료로 눈에 보이는 암을 제거하더라도 암 줄기세포가 살아남으면 재발 확률이 높아진다.

게다가 암 줄기세포는 손상된 암세포를 복구시키고 세포 밖으로 약물을 배출시키는 특성이 있어 암 치료를 더 어렵게 만든다.

암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암 줄기세포를 식별해 제거하는 일이 중요하다.

기존 탐지기술은 암 줄기세포만 뚜렷하게 구분하기 어려웠다. 장영태 교수 연구진은 암 줄기세포에서 HMOX2라는 단백질이 특이적으로 높게 발현됨을 확인하고 이를 바이오마커로 표적해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형광 프로브 타이니어를 개발했다.

저농도의 타이니어를 세포에 주입하면 HMOX2 단백질과 결합해 적외선 영역의 형광을 내며 암 줄기세포를 시각화한다.

살아있는 암 줄기세포를 염색하지 못했던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이후 생쥐에 타이니어를 직접 주입해본 실험에서도 높은 선택성으로 살아있는 암 줄기세포를 추적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어 연구진은 고농도 타이니어를 통한 항암치료 효과도 확인했다. 폐암을 유발한 생쥐에게 고농도 타이니어를 반복주사한 결과 종양 생장이 억제된 결과를 보였다.

생존율도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발생 85일 이후 폐암 쥐가 생존할 확률은 거의 없지만, 고농도 타이니어를 주사한 경우 생존율이 70%까지 증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암의 사후 관리와 치료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 부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새로운 바이오마커와 형광 프로브의 발견을 통해 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폐암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암도 표적할 수 있음이 확인된 만큼 추가 연구를 통해 범용 암 치료제를 개발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 8월 22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