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 용의자 특정 계기로 ‘개구리소년사건’도 실마리 찾을까

1991년 초교생 5명 실종 11년만에 백골 발견됐지만 실마리 못찾고 미제로 남아 민갑룡 경찰정장 오늘 대구 와룡산 유골 발견 현장 방문

2019-09-19     김무진기자

국내 3대 미제사건 중 하나로 영화 ‘살인의 추억’의 모티브가 된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의 윤곽이 33년 만에 드러나면서 또 다른 미제사건인 ‘대구 성서 개구리소년 실종 암매장 사건’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민갑룡 경찰청장이 20일 대구를 찾아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현장을 둘러보기로 하면서 본격적인 재수사 여부 등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대구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민갑룡 청장은 20일 오후 1시쯤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현장을 방문한다.

앞서 민 청장은 지난 3월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전미찾모)이 유가족들과의 만남을 제안하자 “조만간 사건 현장을 찾겠다. 재수사 여부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 암매장 사건은 지난 1991년 3월 성서초등학교에 다니던 다섯 명의 초등학교 학생(김종식·박찬인·김영규·조호연·우철원 군)들이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선 뒤 와룡산에서 실종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과 군이 대대적으로 현장 수색을 벌였지만 찾지 못했고, 사건 발생 11년 6개월 후인 2002년 9월 달서구 세방골 중턱에서 실종 어린이들이 백골 시신으로 발견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흉기나 둔기 등에 의해 타살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법의학팀의 소견을 얻은 것 이외에 사망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채 2006년 3월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이후에도 경찰은 2009년 4월까지 대구지방경찰청 차장을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꾸려 수사를 이어갔고, 용의자의 해외 도피 등 공소시효 연장 가능성을 고려해 성서경찰서에서 수사전담팀을 운영했다.

이어 올 4월부터는 주요 사건 기록을 대구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에 넘겨 내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DNA 감정으로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가 지목되는 등 미제 사건 해결에 성과를 보인 데 이어 경찰 총수가 다시 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현장을 찾기로 해 재수사 가능성이 커졌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수사기록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고 첩보 수집을 통해 새로운 수사 단서를 확보, 용의점에 대한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윤우석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DNA는 습기·곰팡이만 없으면 체액·혈흔 등 수십년 이상 검출이 가능하다”며 “DNA 분석 기술이 진일보하면서 악명 높은 장기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사례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