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시인 살인사건 통해 시대의 비극 밝히다

영화 ‘열두번째 용의자’ 언론시사회… 미스터리 시대극 표방 한국전쟁 직후 배경으로 일제 잔재·전운 뒤섞여 혼란한 시대 속 이야기와 당대 문화계 분위기 파헤쳐 김상경·허성태·김동영 연기파 배우 시너지 폭발

2019-09-26     뉴스1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열두번째 용의자’(감독 고명성)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고명성 감독을 비롯해 김상경 허성태 김동영 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열두번째 용의자’는 한 유명 시인의 살인사건을 통해 시대의 비극을 밝히는 심리 추적극이다. 숨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연기파 배우들의 시너지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으로 공개된 바 있다.

영화는 한국전쟁 직후 1950년대 서울 명동에서 펼쳐지는 당대 문화계 분위기를 파고든다. 일제의 잔재와 한국전쟁의 전운이 뒤섞인 지독한 시대 속에 우리가 남겨둔 이야기가 무엇인지, 지금껏 단 한 번도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던 역사의 단서들이 밝혀진다.

고명성 감독은 이날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시기, 시대를 그렇게 잡은 것은 해방 후에 제대로 된 일제 시대 청산과 성찰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쟁이 터졌고 이후 혼잡했던 상황에 주목했기 때문”이라며 “설정된 이 시대에서부터 근대 역사의 역사적 단추가 잘못 시작되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소견이 있어 이렇게 시대를 잡았다”고 말했다.

김상경은 출연 이유에 대해 “‘화양연화’를 좋아한다. 1940년~1960년대의 감성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에서 올백머리로 나온다. 올백머리로 나온 적이 없다”면서 “좋아하는 시대인데 영화 속 시대는 우리나라는 굉장히 혼란의 시대였다. 그 시대가 굉장히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또 김상경은 “작은 공간에서 사건이 벌어지는데 굉장히 긴장감을 놓지 않고 이어간다”며 “연출력과 연기술이 맞아떨어지지 않고서는 말많은 영화를 할 수 없다. 그게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허성태는 출연 이유에 대해 ”이데올로기적인 건 차치하고 영화의 플랫폼 때문에 출연했다. 두 번째는 동영이었다“고 운을 뗀 후 ”개인적으로 내용이나 이런 부분은 다 상관 없이 제한된 공간에서의 사람들의 심리를 다루는 영화를 좋아한다.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주고받는 걸 좋아하지만 제한된 공간이라는 게 엄청 매력적이더라. 읽으면서 그런 부분들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김동영 배우가 전화가 왔다. 시나리오 받고 형이 같이 해줬으면 좋겠다 했다. 동영이를 좋아하는데 동영이가 선택하면 뭔가 이유가 있다 했다“고 덧붙였다.

주연을 맡은 소감에 대해서는 “저는 주연이라 생각해본 적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상경 선배님이 중심이시고 다 같이 주연급으로 크레딧에 올려주셨다”며 “김상경 선배님만 믿고 갔다. 솔직히 주연이라 생각하고 촬영에 임하지 않았다. 감독님 믿고 김상경 선배님 연기 믿고 갔다. 선배님과 주로 부딪치니까 믿고 갔다. 주연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동영은 자신에게 도전이 된 영화였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주셨을 때 캐릭터를 봤다”며 “감정적으로 표출하면 안 되는 캐릭터고 그 안에 제가 표현해야 할 것이 과하지 않게 절제하면서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역할을 한번도 해본 적 없어서 도전해보고 싶기도 하고 이걸 내가 할 수 있나 하는 마음도 생겼다. 캐스팅해주신 감독님께 감사의 말씀드리고 싶다. 안 해봤던 역할에 제가 도전할 수 있다는 그 마음을 갖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또 김상경은 영화가 가진 정치적 성향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배우가 이름을 얻게 되면서 어떤 정치적인 것과 관련한 그런 곳에서 연락이 많이 온다. 한번도 그런 데 참석해본 적이 없는데 안성기 선배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 배우가 한쪽에 서게 되면 반응을 일으키게 되는 게 우리나라라고 하더라. 공감이 됐다”며 “저도 열심히 연기하는 게 누구에게 보여주려 하는 게 아니다. 저는 제 정치 성향도 모르지만 사랑해주시는 팬 분들이 정치적으로 저와 다르다 해서 그 분들을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열두번째 용의자’는 오는 10월1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