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강구시장 콩레이에 이어 또 범람… 주민들 “대책마련 절실”

2019-10-03     김영호기자
“사람이 살다보면 한번쯤 큰 일을 당할 수 있지만, 두 번이나 같은 일을 당하니까 말문이 턱 막힙니더.”

3일 오전 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물에 난장판이 된 가게에서 겨우 쓸만한 물건 몇개를 건진 영덕군 강구면 강구시장내 상인 A씨(65)가 한숨을 내쉬었다.

18호 태풍 ‘미탁’이 훝고 지나간 영덕지역에는 2~3일 이틀간 평균 318㎜, 영덕읍에는 382.5㎜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A씨의 가게는 밤새 미친듯이 퍼부은 비 때문에 살림살이와 팔기 위해 진열해 놓은 물건들이 몽땅 흙탕물에 파묻혔다. 그는 “하루벌어 하루를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당하고 나니 서있기 조차 힘들 정도”라며 가슴을 쳤다. 옷가게를 하는 B씨도 “작년 태풍 때 이런 일을 겪어 이번에는 나름대로 철저히 준비한다고 했는데도 속수무책이었다”고 했다.

B씨는 “지난 태풍 때 왜 피해가 났는지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았다. 군에서는 얼마 되지 않은 피해보상금만 주고 ‘나 몰라라’했다”며 공무원들을 원망했다.

흙탕물을 뒤집어쓴 물건을 정리하는 상인들의 모습을 지켜본 80대 후반의 한 주민은 “6·25 때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왜 이런 일이 되풀이 되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