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 못 벗는 경북 인문계高 학사운영

‘야자’ 참여율 평균 63.2% 등교시간 9시 아닌 8시전 “학생들 자율성 보장해야”

2019-10-14     손경호기자

경북교육청 소속 인문계 고등학교 학사운영방식은 여전히 과거형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습시간과 양을 늘리고, 비자발적 학습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여영국 국회의원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자료를 제출한 경북지역 인문계 고등학교 97교 학생들의 야간자율학습 참여율은 63.2%로 나타났다. 도내 대표적인 자사고와 특목고인 김천고, 경북외고, 경산과학고와 대영고, 문경여고, 경주고의 6개교는 야간학습 참여율이 90%를 넘었다. 야간학습 종료시간은 대부분 9시 30분~10시 사이였지만, 10시 이후 종료하는 학교도 7개교나 됐다. 그러나 반대로 야간학습이 40%이하인 학교도 16개교에 이른다.

특히 132개 고등학교 중 61개 고등학교가 야간에 선택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 교육과정을 선택한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자율’이 아닌 야간 ‘타율’학습에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 대학입학전형이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활동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야간 ‘타율’학습이 대학입시에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 교육계 설명이다.

또 경북지역의 인문계 고등학생의 아침 등교시간은 ‘9시 등교’와 거리가 멀다. 경북지역의 132개 인문계 고등학교 중 40개 고등학교는 아침 8시 이전까지 학교에 등교해야 한다. 특히 성의고, 김천고, 안동여고, 영동고는 7시50분까지 등교해야 한다. 이는 경기교육청의 ‘9시 등교’ 정책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과 거리가 멀다.

여 의원은 “학생들이 ‘아침 밥 좀 먹자!’, ‘잠 좀 자자’고 기본적인 권리를 외친지가 꽤 오래 전인데도 불구하고 경북의 인문계 고등학교는 과거의 학습량과 학습시간에 의존하는 타율적 학습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활동을 지원하고, 자율성을 존중하며, 학생들의 건강을 챙기고, 마음을 존중하는 새로운 학교문화에 대한 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영국 의원은 14일 경북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임종식 경북교육감을 상대로 ‘9시 등교제’, ‘야간학습 희망자 참여제’, ‘야간 선택교육과정 운영 폐지’를 촉구했다.

한편 강원, 인천, 전북, 충남은 정규교육과정 외 학습에 대한 학생 선택권 존중 조례를 제정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