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왜 또 ‘가덕도 신공항’ 띄우나

동남권 신공항 놓고 TK-PK 갈등 다시 수면 위로 20년 경력 현직 항공조종사 내세워 가덕도 여론몰이 나서 국무총리실·국토부 검증과정 쉽지 않자 ‘딴지 걸기’ 해석도

2019-10-16     손경호기자

부산시가 이미 물 건너간 ‘가덕도 신공항’ 띄우기에 나서 그 배경에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TK(대구·경북)측은 부산시가 김해신공항 재검증과 관련 국무총리실·국토부를 설득하기 어려운데다 내년 총선까지 겹쳐 ‘마지막 딴지 걸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이난

부산시는 지난 11일 국정감사에 이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김해신공항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도 모자라 현직 민간항공 조종사를 내세워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13일 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하이난항공에 근무하는 신지수 기장을 인터뷰 한 내용을 공개하고, 김해공항 확장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20년 이상 민간항공기를 조종한 신 기장은 김해공항의 지형적 위험성을 지적하고,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신공항 입지로 가덕도를 선호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신 기장은 유튜브 채널과 인터뷰를 통해 “김해공항은 초급 조종사나 김해 지형을 잘 모르는 외국 기장들에게는 가장 난도가 높은 코스”라며 “돗대산 사고가 발생한 지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지형적 위험성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해공항 확장만으로는 새로운 동남권 관문공항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항만물류와 시너지를 낼 수 있고, 24시간 운행 가능한 가덕도 입지를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신공항 건설 문제를 정치적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오거돈

이는 부산시가 동남권 관문공항 입지로 가덕도를 지칭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시는 지난 11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김해신공항이 안전과 소음, 환경훼손, 경제성 부족 등의 문제로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

신공항 문제와 관련 “총선을 앞두고 정치용 희망고문”이라고 조원진 의원(우리공화당)의 지적에 오거돈 부산시장은 “중요한 문제는 우리가 바라는 동남권 신공항을 만드는 데 있다. 김해공항 확장안은 소음, 환경, 안전 등의 문제가 많다. 가보면 알 것”이라고 답변했다.

부산시가 이런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국무총리실과 국토부의 검증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산시는 또 총리실과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 등으로 의사결정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요구에도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유로 부·울·경 관문 공항 추진 시민단체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총리실이 ‘기술적 검토만 할 뿐 판정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은 동남권 주민의 여망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문제는 부산시가 앞으로도 가덕도 신공항의 필요성을 계속 강행해 나갈 것으로 보여 동남권 신공항을 둘러싼 PK·TK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