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철회하라”

경실련, 성명·철회 요구 농업, 여전히 개도국 수준 “식량안보·농가경제 보호 최소장치 포기한 것” 비판

2019-10-28     손경호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정부가 지난 25일 국제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사실상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우리 농업은 여전히 개도국 수준”이라며 이를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경실련은 28일 성명을 내고 “1960년대 공업일변도로 성장을 추진해 온 것부터 2000년대 무분별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까지 농업을 일방적으로 희생시켜오고 있다”며 “이런 불균형 성장정책이 60년 동안 이어지며 농업이 여전히 개도국 수준에 머물러오고 있지만, 다시 한번 공업에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WTO 개도국 지위는 농산물시장 완전 개방·기후변화에 대응한 식량안보·농가 경제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다”며 “이를 포기한 것은 안정적인 식량 공급과 농가경제 안정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정부가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 것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미국의 개도국 지위 포기 압박에 굴복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이번 결정이 △열악한 농가 소득과 도농 간 소득격차 외면 △농민단체 등 이해관계자와의 대화 없이 졸속 정책 추진 △농림축산식품부의 소극적 태도와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며 개도국 지위 포기 철회를 재차 촉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이번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은 미국의 통상압력의 첫 단추이며, 다른 단추까지 열어줘야 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농업을 포기하고 선진국이 된 나라는 없다”고 덧붙였다.